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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 구호활동 리포트 1
부산 경남 구호활동 리포트 1부 (2003년 9월)



[한국 뉴스그룹]


2003년 9월 12일 밤, 한국을 강타한 태풍 ‘매미’는 수많은 이들의 소중한 목숨과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100년만의 최대 태풍이라는 매미는 사상 최고속도의 강풍, 131명 사망, 재산피해 4조원, 대규모 정전 사태, 수천 개의 건물 파손 등 각종 기록을 남겼다. 특히 민족의 명절인 추석연휴에 상륙한 태풍은 수확을 앞둔 논밭을 하룻밤 사이에 초토화시켰다. 특히 작년 태풍 루사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또다시 덮친 이번 태풍으로 임시 거처인 컨테이너마저 파괴되자 넋을 잃었다.

자비로우신 칭하이 스승님은 태풍 다음날 즉각 5만 달러를 한국에 보내 주셨다. 칭하이 스승님은 지난 7월에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구호금으로 3만 달러를 보내주신 데 이어 다시 한번 한국에 크나큰 사랑과 관심을 보내 주셨다.

이재민을 염려하시는 칭하이 스승님의 뜻에 따라 장주, 재난 구호 봉사단, 그리고 전국 센터의 동수들이 합심하여 구호 활동을 신속히 전개하였다. 특히 이번 구호 활동에서는 대부분의 장주들이 신속하게 재해 지역으로 출동해서 구호활동의 시작부터 끝까지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범을 보여 주었다.

태풍의 가장 심한 타격을 입은 부산 경남 지역을 돕기 위해 부산센터에 구호본부를 설치하고 곧바로 현장 조사 작업에 착수했다. 뉴스보도, 인터넷, 현장 조사, 관공서 방문, 제보 등을 통해 피해 상황을 조사한 결과, 태풍 피해지역이 너무나 광범위하여 대부분의 수재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동수들은 직접 수해 현장을 찾아가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한편, 잔해를 청소하고 치우는 복구 활동을 동시에 전개하기로 했다.


부산 경남 지역 구호활동 리포트 1



9월 15일: 경남 산청군 생비량면 가계리

이 곳은 주택이 지붕까지 침수되어 모든 가재 도구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당장 필요한 생필품을 제공하기 위해 동수들이 피해 가구를 직접 방문하여 생수와 화장지 등을 전달하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해 주었다.


9월 16일: 경남 의령군 정곡면

9월 16일 오전, 구호품을 가득 실은 트럭과 함께 20여명의 동수들이 경남 의령군을 찾았다. 결실을 맺어 황금 물결을 이루었어야 할 들판은 황량한 잿빛의 폐허로 변해 있었고, 침수로 파괴된 가옥들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였다. 삶의 터전인 집과 들이 모조리 잠겨버린 마을 주민들은 할 말을 잃고 깊은 시름에 잠겨 있었다.

동수들을 반갑게 맞이한 정곡면 면장은 피해 상황을 상세히 설명해 주고 동수들의 구호 활동을 안내해 주었다. 동수들은 피해를 당한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생필품을 전달해 주었고, 집안 청소 및 주변 정리를 함께 거들었다.

절망으로 굳어있던 농민들은 자신의 일처럼 밤 늦게까지 정성껏 돕는 동수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차차 마음을 열고 밝은 웃음을 되찾았다. 한숨만 쉬던 얼굴이 환한 웃음을 머금는 변화를 보니 마치 어두운 먹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밝게 비치는 것 같았다.

주민들과 면장은 마치 천사를 만난 것 같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지만, 사실 감사해야 할 쪽은 우리였다. 몸소 사랑을 실천하는 구호활동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고, 다음과 같은 스승님의 말씀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엇이든 나누는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면 더 큰 사랑이 우리 의식 속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내면의 미묘한 변화를 경험할 것입니다. 그것이 시작입니다.
우리는 배우기 위해 이 세상에 있습니다. 성장하는 것을 배우고,
우리가 어디에 있든 우리의 힘과 무한한 사랑과 창조력을 사용해서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 칭하이 무상사-

동수들은 물질적인 도움 뿐 아니라 스승님의 가르침을 통해 영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구호물품에 스승님의 잡지와 견본서를 함께 넣어서 그들이 정신적인 위안을 얻을 뿐 아니라 이 물질세계의 무상함을 깨닫고 내면의 진리를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한 청년을 시각 장애인인 노인이 돌보고 있는 집이 있다는 말을 들은 동수들은 서둘러 그 집을 방문하였다. 안 그래도 불우한 환경에 겹친 태풍 피해는 그들에게 견디기 힘든 시련이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허름한 집의 구석에 누운 청년이 맑고 총명한 눈길로 우리를 돌아보았다. 장주들은 우리 단체가 영적인 단체이며, 칭하이 스승님의 뜻에 따라 그를 돕기 위해 왔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에게 수행의 목적, 스승님의 구도 과정, 이 세상에서 인간의 사명 등을 간략히 설명해 주었더니 그는 명상에 큰 관심을 보이며 방편법을 배우고 싶어했다.

그의 뜻에 따라 장주가 방편 명상법을 전수하며 함께 명상한 뒤, 소정의 위로금과 견본서를 놔두고 다시 찾아올 것을 약속했다. 잠시 뒤 한 장주가 잊은 물건을 찾으러 다시 그 집에 돌아갔을 때, 그 청년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견본서를 읽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 가슴 아픈 광경을 본 출가승은 스승님의 오디오테이프를 추후 다시 갖다주기로 하고 빠듯한 다음 일정을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약 130여 농가가 침수된 이 경남 의령군 지역에서는 약 40여명의 동수들이 15일부터 3일간 헌신적인 구호 활동을 펼쳤으며, 가구당 5만원 상당의 구호품(침구류, 라면, 세제, 쌀)을 전달하고 일부 가난한 가구에는 별도의 위로금을 전달하였다.

한편 경남 거제시에 사는 한 동수의 가옥이 태풍 피해를 입어 세 명의 동수가 십여 일간 따뜻한 사랑의 손길로 무너진 가옥을 복구해 주기도 했다. 한 동수는 자신의 비닐 하우스가 태풍 피해를 입어 파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절박한 다른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재난 구호단에 합류해서 헌신적인 활동을 펼쳤다.


9월 17일: 경남 합천군 삼가면 / 경남 의령군

다음 날은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경남 합천군 삼가면을 찾았다. 이 마을은 지붕까지 침수가 되어 주방도구, 이불 등 모든 것이 진흙과 쓰레기, 그리고 침수된 화장실의 오물 등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아직 관공서에서 소독을 못했기 때문에 심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장주 및 부산, 대전, 광주 등지에서 온 50여명의 동수들이 침수된 가옥과 주변 환경을 자기 집처럼 헌신적으로 청소해 주었다.


9월 18일: 경남 창녕군 유어면, 대지면 / 경남 의령군

9월 18일, 동수들은 경남 창녕군 유어면과 대지면을 찾아갔다. 이곳의 침수 피해상황 역시 다른 곳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그러나, 유난히 분위기가 어둡고 침울했으며 심한 악취가 진동하여 방문한 동수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였다. 구호물품 조달팀은 이불, 라면, 생필품 등을 유어면 27가구, 대지면 38가구에 전달하였다.

구호물품 조달과 더불어 동수들은 들판의 쓰레기와 농작물을 정리하고, 무너진 담과 파손된 가재도구들을 모으며 주변을 청소했고, 각각 조를 이루어 농가를 방문해서 설거지, 청소 등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었다.

기쁜 마음으로 밝게 일하는 동수들의 분위기는 점차 이 마을 주민들에게도 전염되어 어둡고 음울했던 분위기는 어느새 쾌활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곳 철물점 주인은 처음엔 절망으로 가득차 동수들의 도움을 거절했지만, 우리가 못과 공구를 깨끗이 씻어주고 떠날 즈음엔 여자 장주에게 며느리 삼고 싶다는 농담마저 건넬 여유를 되찾았다.

이번 태풍으로 지붕까지 완전히 침수된 한복집 아주머니는 한 장주를 붙들고 한참동안 신세한탄을 늘어놓았다. 지체장애자로 가게를 꾸려왔던 그 아주머니는 이번 태풍으로 생의 의욕을 상실하고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그러나 장주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위안과 격려를 얻었고, 동수들이 악취와 오물로 가득찬 가구와 식기들을 깨끗이 씻고 정리해주자 그 아주머니는 한결 기운을 되찾고 밝은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또 어떤 주민은 이번 침수로 오물로 뒤덮인 가구와 주방도구들을 청소하던 중, 문득 자신이 불필요한 물건들을 잔뜩 모아두고 살아온 것을 깨닫고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수십 년간 쌓아두고 보관해온 비싼 접시들이 모두 진흙 속에 파묻혀 버렸다. 엄청난 양의 접시를 파내어 깨끗이 설거지해주는 동수들에게 정말 미안해 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여생 동안 자신에게 넘치도록 많은 물건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겠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지역보다 유난히 기운이 무겁고 어둡게 느껴진 이 곳은 동수들의 도움의 손길이 미치면서 점차 희망의 분위기가 싹텄고 주민들은 잃어버렸던 미소를 되찾았다. 비가 다시 내리는 중에도 복구작업에 힘쓰던 동수들은 비가 더욱 세차게 내리자 어쩔 수 없이 철수해야 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새 정이 들어 우리와의 작별을 아쉬워하며 내일 또 오라며 손을 붙들었다.

얼마 후 대지면장이 자필로 쓴 장문의 감사편지를 부산센터에 보내왔는데, 그 내용은 정말로 막막할 때 도움의 손길을 보내준 우리 단체에 감사한다는 내용과, 앉아서 명상하는 것만이 아니라 몸소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 단체에 감탄했다며 그 역시 관음법문을 배우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한편 성낙기 창녕군 의회의원도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내왔다.


9월 19일: 가덕도

9월 19일에는 부산 근교의 섬인 가덕도를 방문했다. 이 곳은 가장 피해가 심각한 지역으로 언론에 집중 보도되었다. 가덕도로 가는 항구 주변에서는 수백명의 소방관들이 쓰러진 가로수와 간판을 치우고 있었다. 항구 역시 쑥대밭이 되어 있었으나, 우리가 자원봉사를 하러 간다는 것을 안 여객선이 우리를 가덕도까지 무료로 태워 주었다.

가덕도가 가까워지자 해일이 휩쓸고 간 참상을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평화롭던 작은 섬은 쓰레기 하치장처럼 변해 있었으며, 일반 군인으로도 부족해서 해병대까지 파견되어 전복된 배와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폭풍이 몰아치던 밤, 섬 전체가 해일에 삼켜져 집터의 흔적만 남고 사라진 집,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로 부서진 집들이 즐비했다. 부분적으로 파괴된 집들은 이루 셀 수 없이 많았다. 이 마을이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군인들이 계속 도와줄 것을 약속했다는 말을 듣고서야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섬 주민들을 많이 만날 수 없었는데, 해일로 대피한 주민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 주민은 "내 50 생애에 이렇게 큰 재난은 처음 봅니다. 해일이 몽땅 다 쓸어가 버렸어요. 정말 삶의 덧없음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나마 여러분이 와 주셔서 마음에 큰 위안이 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라며 눈물을 흘렸다.

동수들은 해변에 쌓인 쓰레기들을 치우는 작업을 도왔다. 거꾸로 뒤집힌 배를 바로잡는 힘든 작업은 군인들과 함께 협력하기도 했다. 해변에 산더미같이 쌓인 쓰레기의 악취 속에서 일하면서, 동수들은 이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이 정화하는 스승님의 노고와 희생을 떠올렸다. 스승님께서는 당신을 '쓰레기 수집가'라고 부르신다. 아무리 지저분하고 치우기 힘든 쓰레기라 할지라도 스승님께서는 기꺼이 감당하시며 깨끗하게 치우고 정화해 주신다.

동수들은 이 기회를 통해 스승님의 사랑과 헌신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었고, 외부의 쓰레기를 치우는 동시에 자신의 내면을 청소하고 정화할 기회를 주신 스승님께 감사 드렸다.

작업을 끝낸 동수 중 일부는 강원도 지역의 태풍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다시 먼 길을 떠났다. 하루종일 이어진 고된 작업으로 지치는 것이 당연했지만, 동수들은 내면의 충만한 축복으로 피곤함을 몰랐다.
“불러만 주십시오.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


상주센터의 한 노스님은 작업 중 발목을 삐었지만 주위의 만류에도 쉬지 않고, 침을 맞아가며 복구작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스승님의 사랑을 나누기 위해 여러 센터에서 모여든 동수들은 모두 신의 훌륭한 도구가 되고자 하는 한마음 한 뜻으로 결속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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