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감응
죽은 사람과 나눈 이야기

투롱 사저 / 어울락 판티에트 (원문 어울락어)

1999년 1월 2일, 언니가 운명했다. 내 기억으로는 그날 아침 언니의 행동이 평소와 좀 달랐다. 언니는 보통 11시까지 명상을 하고 아래층에 내려와 씻고 밥을 먹는데 그날은 아침 일찍부터 옷을 차려 입었던 것이다. 언니는 새 옷을 입고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고는 나나 아이들과 즐겁게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리고는 위층에서 관음을 했다.

저녁 8시 반, 여동생이 옷을 말리러 위층에 올라갔다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떨군 채 꼼짝하지 않는 언니를 발견했다. 온 가족이 언니가 죽었다는 사실을 곧바로 알아차렸다. 언니는 지난 10년 동안 심한 심장병을 앓았다.

그러나 언니의 장례식이 끝난 후에도 난 계속 언니가 죽은 원인을 알고 싶었다. 빨래를 하거나 청소를 할 때도 늘 그것이 하나의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진작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데 상태를 너무 낙관하고 그냥 놔둔 게 잘못이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다른 한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상념이 하도 강해서 거부할 수가 없었다. 생각의 흐름이 너무 빨라 그 모든 걸 다 세세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대강의 이야기를 옮겨보자면 이러하다.

"난 지금 여기 있어. 넌 나를 못 보겠지만, 난 지금 네 옆에 서 있어. 날 위해 해줬던 모든 일과 너의 사랑에 고마워하고 있어."
"언니, 지금 어디에 있는 거야? "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야. 너와 같은 시공간, 바로 네 옆에 서 있어. 하지만 잠시 후면 스승님이 더 좋고 새로운 세계로 보내주실 거야. 거기서 계속 수행해서 진보할 거야."
"누가 그렇게 말해줬어? 언니는 지금 언니가 어느 등급에 있는지 알아? "
"아니, 아직 거기에 가보지 않아서 몰라. 거기에 가봐야 알 수 있어."

"언니, 내가 위층에서 내려온 다음부터 언니가 죽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줄 수 있어?"
"너와 두 아이가 내려가고 나서 나는 관음을 하려고 앞방으로 갔어. 그리곤 잠시 관음을 했는데, 가슴이 갑자기 아파왔지. 숨이 막히고 배가 오그라드는 것 같았어. 하지만 아주 잠깐 동안이었어. 나는 순식간에 육신에서 빠져 나왔어. 그때 뒤돌아보니 가련한 내 육신이 꼼짝 않고 누워 있더라. 난 그걸 보고 내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어. 너무 충격적인 일이라 어쩔 줄 몰랐었지. 시계를 보니 그때가 저녁 8시 반이었어. 모두들 아래층에서 일하고 있었어. 아이들은 둘이서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었구. 여동생이 빨래를 말리러 올라와서 나를 발견하고 가족들에게 알려서 다들 내가 죽은 줄 알았지."

"죽는 건 어때? 고통스러워?"
"아니,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어. 가슴에 통증이 있자마자 나는 육신에서 완전히 빠져 나왔으니까."
"육신을 빠져 나왔을 때 빛을 보고 소리를 들었어?"
"아니, 내 등급이 너무 낮아서, 모든 게 이미 말했던 것처럼 아주 평범했어."
"그러면 언니가 살아 있었을 때 영적인 등급은 어땠는데?"
"아주 낮았지. 빛도 흐릿하고 듣는 소리도 아주 낮은 등급이었어."

"언니, 내가 언니가 입던 옷을 태우지도 않고 관에 넣어주지도 않아서 슬퍼? 춥지 않아? 조금이라도 불편한 건 없어?"
"아니. 지금은 여러 면에서 아주 행복해. 홀가분하고 편안해. 옷을 태우는 일 같은 건 나한텐 아무 소용없는 일이야.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게 더 좋아."
"언니 돈을 여동생과 필요한 사람에게 줘도 괜찮겠어?"
"네가 한 일들은 모두 옳아. 물질계를 초월한 세계에서는 재물이란 게 다 무용지물이야. 네가 그 사실을 알면 수행에 도움이 되도록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남들에게 다 줘버리고 말걸. 수행을 해야만 자신의 등급을 올려 해탈할 수 있으니까. 부지런히 수행해서 너의 등급을 올리길 바래."

"내가 도와줄 일이나 뭐 필요한 건 없어?"
"전혀 없어. 지금 아주 행복하고 편안해. 가족들이 뭔가 해주고 싶어하면 그냥 하게 놔둬. 그것이 필요한 일은 아니지만."
"지금 오빠와 내 남편이 언니 무덤을 만드느라 공동묘지에 있는 걸 알아?"
"다 알고 있어. 그것이 내게 필요한 건 아니지만, 정말 감동 받았어."

"언니의 인과는 어땠어? 전생의 업장이 얼마나 무거웠기에 그토록 불행한 운명을 타고 났었지? 왜 그랬는지 알아?"
"알지. 때가 되면 너도 알게 될 거야. 모든 게 인과에서 비롯되니까. 나는 이제 그걸 아니까 더는 비참하게 느끼지 않아."

(그때 여동생이 목욕탕으로 들어왔다.)
"나 지금 언니하고 얘기하고 있었어!"
"정말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안 돼. 내가 말한 걸 그 애한테 말하지마. 또 그 애는 내가 가족 중에서 제일 사랑하는 애니까 그 애한테 잔소리하면 안 돼. 어머니는 이제 고령이셔. 곧 나처럼 되실 거야. 어머니께 너무 불평하지마. 나도 살았을 때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말야. 죽은 사람들과 자주 접촉하려고 하지마. 그냥 편안하게 살게 내버려 둬. 스승님께서 너를 꾸짖고 계셔. 각 세계마다 그 세계의 법칙이 있는 거야. 그걸 깨서는 안 돼. 알겠지, 더는 묻지마. 난 지금 스승님과 떠날 거야. 더 이상은 묻지마."

그리고는 조용했다. 계속 생각하고 물어봤지만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돌아온다는 말 한마디 없었고 아무런 답변도 없었다. 잠시 후, 끝없는 슬픔이 내게 밀려왔다. 너무도 외로워 그렇게 끔찍하게 슬퍼 보기는 처음이었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기도 했고 가장 사랑하는 이를 다시는 못 볼 곳으로 떠나보낸 것 같기도 했다. 밤에 남편이 공동묘지에서 돌아올 때까지 나는 깊은 슬픔과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좀 살 것 같았다. 그날 저녁과 다음날 내내 우리 자매들은 모두 불찬을 부르시는 스승님의 목소리가 집안 가득 울리퍼지는 걸 들었다.
언니가 죽은지 6일 째 되는 날 아침 명상을 하려고 일어났는데, 언니 생각이 나면서 또다시 머리 속에서 질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언니, 지금 어디에 살고 있어? 그곳은 어떻게 생겼어? 비참하진 않아? "
그러자 곧바로 질문에 대한 대답이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난 지금 아주 먼 곳에 있어. 아주 좋고 은총이 충만한 곳이야."
"그날 왜 말을 하다가 말았어? 그리곤 갑자기 어디로 간 거지?"
"의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계속 수행할 수 있는 곳으로 스승님을 따라 왔어."

"살아 있을 때처럼 하루종일 관음법문을 수행하는 거야?"
"당연하지. 하지만 더 이상 육신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약간 다르게 수행해."
"매일 뭐하고 지내? 음식 해주는 사람은 있어? 식품점에도 가고 요리하러 주방에도 들어가? 그럴 시간은 있어?"
"아니, 요리해 주는 사람은 없어. 필요한 건 각자 해결해. 물질계를 벗어나면 음식을 먹는 것이나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물질계와는 달라. 모든 게 사념의 형태로 존재하지. 음식을 준비한다거나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아. 만인을 위해 공급되는 음식을 이용하고 쓰기에 충분한 양을 취하고 있어. 난 매일 대부분의 시간을 수행하는 데 보내. 여가시간을 이용해서 스승님의 강연을 듣거나 여행을 해. 정말 너무 근사하고 행복한 곳이야."

"세속의 언어로 지금 언니가 사는 곳의 아름다움을 묘사할 수 있겠어?"
"좋아. 이곳은 세상의 왕들이 사는 호화로운 왕궁보다도 훨씬 아름답고 축복이 가득한 곳이야. 너의 상상을 뛰어넘는 곳이지. 하지만 이곳은 한 작은 천국에 불과해. 아마도 너는 스승님의 인도로 훨씬 더 아름답고 장엄한 곳을 구경하게 될 거야. 내가 아는 한 가지는, 부지런히 수행하는 사람들에겐 신이 좋은 걸 주신다는 사실이야. 너는 열심히 수행하기만 하면 돼. 나머지는 신께서 돌봐주실 거야. 이젠 됐어. 넌 요즘 내게 너무 많은 걸 묻는구나. 더 이상은 묻지마. 이미 나는 네 질문에 모두 답해줬어. 더는 없지?"

"한 가지만 더 말해 줘. 이 순간, 가족 중에 언니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그리워해? 과거의 세상을 그리워해?"
"전혀 그렇지 않아! 자, 됐어. 더는 묻지마."
나무 칭하이 무상사. 나는 내면의 스승님께 우리 아버지가 계신 곳을 알려달라고 기도했다.
"우리 아버지는 지금 뭘 하고 계시나요? 어디에 계시죠? 불행하신가요, 행복하신가요?"
"그는 천도되었다."
"아버지, 당신 딸이에요. 제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지금 어디 계세요? 사시는 곳은 어떤가요? 지금 뭘 하고 계시죠? 슬프거나 비참하진 않으세요?"
"나는 지금 좋은 곳에서 살고 있단다. 전혀 슬프거나 비참하지 않고, 행복하기만 하다."

"지금 뭘 하세요? 수행을 하시나요?"
"특별히 하는 일은 없고 그냥 삶을 즐기고 있다. 난 수행에 호감을 가진 적이 없어서 수행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네가 수행해 줘서 고맙구나. 그 공덕으로 내가 더 좋은 세상인 이곳으로 와서 삶을 즐기게 되었다."
"전에는 어디 계셨는데요?"
"불행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곳이었지만 매우 슬픈, 어두운 세상이었다."
"지금 그곳에 계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네가 수행을 시작한 때부터다."
"우리를 그리워하시나요?"
"전혀 그렇지 않다. 모두 지난 일이다. 모든 게 인과응보일 뿐이다!"


- 뉴스잡지 107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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