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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모르실거야

동일체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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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 시원한 봄비처럼 스승님이 플로리다 센터에 나타나셨다. 당시 플로리다는 백 년 만에 겪는 최악의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물 사용이 금지되었고, 더불어 불의 사용 역시 금지되었다. 센터의 과실수는 모두 까맣게 말라 죽어가고 있었고, 모두들 언제 비가 올지 고대하고 있었다.

그때 스승님이 오셨다. 스승님은 도착하자마자 장주들을 처소로 부르셨다. 온몸을 비닐 옷으로 감싸신 스승님은 커다란 흰 개를 안고 계셨는데, 그 개는 동물 보호소에서 만났을 때부터 병들어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수년 동안 스승님의 청결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우리는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믿을 수가 없었다.

스승님이 계시는 곳은 언제나 청결함 그 자체였으며 스승님 방에서 먼지 한 점이라도 발견된다면 놀라운 일이었다. 그런 스승님께서 병들어 침 흘리는 개를 얼굴 가까이까지 들어올려 안고 계셨던 것이다. 그 후에도 스승님은 몇 주 동안 새를 비롯해 온갖 버려진 동물들을 받아 키우셨다. (스승님은 새 날개의 상처가 치유되는 대로 날려보내시려고 했다.) 스승님의 깨끗한 처소는 '에이스 벤추라(동물 탐정-화)'가 되어 집안에는 온갖 동물들이 밤낮으로 소란을 피우고 심지어 스승님 침대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스승님의 애완동물들은 일반적인 다른 애완동물과는 달랐다. 스승님은 마치 친자식처럼 안아주고 함께 놀아주셨으며 정겹게 동물들과 얘기를 나누시기도 했다. 스승님은 동물들이 언제 밖에 나가고 싶어하는지 늘 감지하셨고 밖에서 돌아온 뒤에는 레몬즙을 탄 물로 즉시 닦아주셨다. 또 애완견용 특수 치약, 애완견용 안약 등 갖가지 '개 전용품'을 마련해 주셨다. 그리고 손수 스승님의 음식을 동물들에게 먹이곤 하셨는데, 그 음식을 '스승님의 음식'이라고 하는 건 합당치 않을 것이다. 개들이 스승님보다 먼저 음식을 먹었으니까 말이다! 스승님은 개들에게 먹이고 남은 음식을 드셨다.

정말 그 모습은 동물들이 의인화된 동화 같았다. 스승님이 동물에게 말씀하실 때면 동물들은 사람처럼 똑같이 반응했다. 스승님은 동물 보호소에서 데려온 순간부터 동물들이 차츰차츰 바뀌어 아주 영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스승님은 그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방법을 알려 주셨다. 동물들이 착한 짓을 하면 높은 음조로 말씀하시고 나쁜 짓을 저지르면 낮은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고 대신 어떻게 해야할지 뜻을 전달하시면 동물들이 즉각 이해했다.

스승님은 이웃의 동물들도 보살피셨다. 스승님이 처음 오셨을 때 이웃의 개가 센터에 왔는데, 스승님은 개의 눈곱을 깨끗이 닦아주신 후 바로 돌려보내셨다. 평소 우리가 먹이를 주곤 해서 그 개가 계속 센터로 돌아오자 스승님은 "이웃 사람이 개를 잘 돌보지 않는다 해도 다른 사람의 개를 갖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씀하시면서 새 개집과 개 전용 약품, 안약, 채식 개뼈다귀 등 개에게 필요한 다른 모든 물건과 함께 개를 이웃집에 돌려보내셨다. 그리고 나중에 '후속조치'를 위해 이웃집을 방문하시기도 했다.

스승님은 돌리틀 박사(동물의 말로 의사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영화 주인공)처럼 동물을 돌보셨다. 스승님의 처소에 오는 모든 동물들을 잘 보살피셨는데, 심지어 처소 앞마당을 엉망으로 만드는 못생긴 커다란 독수리도 불쌍히 여기시곤 매일 먹이를 주셨다.

또한 센터 주변의 이웃들과도 친교를 나누셨다. 하루는 이웃집의 뒤뜰에 불이 났는데 스승님은 장주들을 모두 불러 불이 난 장소로 바로 보내 물을 어떻게 뿌리는지, 방화선을 어떻게 파야할지 가르쳐 주셨다. 스승님의 지도로 우리는 성공적으로 그 불의 일부분을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간 불이 순식간에 커지자 스승님은 모두를 현장에서 철수시키신 후 한 자리에 모아 모두 무사한지 확인하셨고, 다시 바람이 가라앉자 센터로 들어가라고 지시하셨다.

장주들이 집으로 돌아가 찬 음료수를 마시는 동안에도 스승님은 불이 난 장소로 돌아가 소방관들에게 음료와 선물을 주셨다. 그리고 이웃들이 모두 괜찮은지 상태를 확인하셨다. 그날 밤 이웃의 한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자 스승님은 처소 옆에 있던 당신의 트레일러를 바로 제공해 그들이 쓸 수 있도록 하셨다. 나중에 스승님은 우리가 불을 끄는데 많은 도움을 주진 못했지만 중요한 것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우리의 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일은 매일 일어난 갖가지 사건 중 한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하루는 스승님이 우리를 데리고 노변 식당에 저녁을 사주시려고 가셨다. 우리 일행이 식당에 들어갈 때 종업원은 불친절하게 맞았으며 게다가 스승님이 동물을 데리고 들어가려고 하자 이를 제지했다. 잠시 후 그녀는 스승님의 자리에 왔다가 스승님의 냅킨에 새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스승님은 그녀에게 상냥하게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는 불만스런 눈빛으로 스승님을 보았고 스승님의 쇼핑백에 개가 한 마리 든 것을 알아차리고는 한층 더 날카롭게 바라보았다.

마침내 "무슨 일이 있나요? 얼굴이 좋아 보이지 않는데 오늘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가 보군요" 하고 스승님이 말씀하시자 그녀는 지친 목소리로 원래 쉬는 날인데도 주야 근무를 지시받았다고 토로했다. "아무도 이 분을 번거롭게 하지 마세요. 그녀는 오늘 일진도 아주 좋지 않고 주야근무를 해야 하니까요." 식당에 있던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 스승님은 그녀의 손을 잡고 손에 키스를 하셨다. 그녀는 계속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지만 결국엔 크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스승님은 "와, 웃으니까 아주 예쁘군요!"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녀에게 사랑이 가득 담긴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하셨고 그녀는 얼굴을 붉히고 계산대 뒤로 숨어 모자로 얼굴을 가려 버렸다. 사랑과 키스로 스승님이 그녀를 이기신 것이다.

무엇보다도 스승님은 우리 제자들을 생각하셨다. 플로리다에 오신 날부터 스승님은 제자들이 스승님을 쉽게 뵐 수 있고 선을 하기에도 알맞은 장소를 찾기 위해 고심하셨다. 스승님은 수주 동안 플로리다 각지를 차 타고 다니셨고 때로는 밤늦게 돌아오셨다. 허위 광고나 가격의 변동으로 스승님은 종종 실망하셨으며, 이 외에도 관련 허가증이나 법규 등에 관한 온갖 모순적인 정보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야만 하셨다. 스승님은 플로리다의 가뭄 문제 때문에 신이 당신을 이곳의 곳곳을 다니도록 하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스승님이 오신 날부터 거의 매일같이 비가 내렸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지역 신문사들은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를 정도였고, 몇 달 동안 뿌리까지 죽어 있던 우리 센터의 과일 나무들도 갑자기 푸른 잎들이 돋아났다.

이 기간 동안 스승님은 많은 압박감을 느끼셨다. 많은 제자들이 스승님을 뵙기를 고대하고 있었고 특히 스승님 생신 날에는 더욱 심해 스승님은 눈물을 흘리시기도 하셨다. 생신 날에도 스승님은 일하고 계셨는데, 우리는 그날 밤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바비큐를 준비했다. 스승님은 함께 참석하셔서 농담과 노래를 들려주시며 모든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 주셨다.

- 뉴스잡지 125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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