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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모르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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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두얼

어느 날 스승님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여자 사무실에 오셨다. 스승님은 우리를 보시자마자 전날 밤 꿈에 대해 진지하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스승님 자신도 그 꿈의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없어 하셨다. “두얼, 우리 승단에서 누가 해몽을 할 줄 아는지 혹시 알고 있어요?”라고 스승님이 물으시기에 나는 “아마 통반선이 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스승님은 고개를 끄덕이시며 지금 곧바로 전화를 걸어 그녀를 오게 하라고 하셨다. 또한 책임자도 오게 하셨다.

곧 통반선과 책임자가 왔다. 그때 사무실에는 다른 여자 출가승들도 몇몇 일을 하고 있었다. 우리 모두가 스승님 곁에 빙 둘러앉자 곧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때 스승님이 당신의 꿈 이야기를 하셨다. “감, 사과 등 온갖 과일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커다란 과일 나무를 꿈에서 봤어요. 잠시 후 바람이 불어오자 느닷없이 큰 사과가 땅에 떨어졌어요. 나는 떨어지는 사과를 잡으려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어 버렸죠. 사과는 땅에 떨어졌고, 전부 멍이 들었어요. 나는 즉시 다른 과일들은 어떤가 하고 살펴봤는데, 대부분이 바람에 떨어져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오직 한 개의 작은 감과 한 개의 작은 사과만이 나무에 남아 있었지요. 여전히 두꺼운 잎사귀에 붙어서 자라고 있었기에 거센 바람에도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예요. 나는 이 연약한 두 열매가 너무 가여워, 나뭇가지에서 그것들을 따다가 내 양쪽 주머니에 하나씩 집어넣었어요.”

스승님은 이야기를 마치신 후 통반선에게 이 꿈을 풀이해 보라고 하셨다. 그가 뭐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쨌거나 스승님은 그 해몽에 만족스러워하지 않으셨다. 나중에 스승님은 스스로 가장 적절한 해몽을 하셨다. 스승님은 대단치 않은 듯 말씀하셨지만, 우리 모두는 그것이 가장 훌륭한 해몽이란 걸 알았다.

“그 큰 사과는 수행을 잘해서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오른 제자들을 상징하는 것 같아요. 그들은 자신들이 거센 폭풍우도 잘 견뎌 낼 수 있으므로 더 이상 나무의 보호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요. 그렇게 해서 스스로 공격받기 쉬운 목표물이 되었던 거예요. 그래서 비바람이 몰아쳤을 때 제일 먼저 떨어진 거죠. 반면에 높은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한 다른 제자들은 아직 나무 곁에서 자라면서 보호받는 법을 알고 있었어요. 그 덕분에 그들은 스승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 무사할 수 있었지요.”

- 뉴스잡지 97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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