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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뽑기를 통한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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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수행자 동슈탕 사형/ 미국 샌프란시스코

어느 날 이른 아침, 나는 평소대로 명상하려고 3시 반에 일어났다. 명상 후 체육관에 운동을 하러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앞뜰에 무릎보다 더 자라난 잡초를 깎으라는 내면의 스승님 말씀이 들려왔다. 올해 초 우기가 끝난 후 아직 땅이 무른 상태에서 잡초를 한번 깎은 적이 있었는데 몹시 고생스러웠다. 그 후 몇 달이 흘렀어도 나는 정원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잡초 깎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시간만 나면 명상하려는 마음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스승님의 지시를 따라야 해"라고 생각한 나는 옷도 갈아입지 않고 장비나 장갑도 갖추지 않은 채 바로 앞뜰로 나갔다. 그리곤 가시로 무장한 잡초를 보고 겁을 먹었다. 그 잡초는 너무 무성하게 자라 상대적으로 다른 꽃과 식물들이 왜소하고 기죽은 듯이 보였다. 그들에겐 보호가 절실했다. 나는 바로 눈에 거슬리는 크고 강한 잡초들부터 제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내가 맨손으로 이 가시가 달린 데다가 뿌리도 깊게 내렸을 잡초들과 씨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 분명히 손이 아플 것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도 잠깐, 나는 곧 어려움 없이 무릎보다 높게 자란 잡초들을 모두 뿌리뽑았다. 지난 경험에 따르면 이런 일은 삽으로만 할 수 있었지만, 하나씩 잡초를 뽑으면서 크고 강한 잡초들이 생각보다 깊이 박혀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어린 잡초는 뿌리가 아예 없는 것 같았고 늙은 내 손은 천하무적의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는 그날 아침에 3분의 1이나 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아침 동안 땀도 한번 닦지 않고 모든 일을 끝낼 수 있었다. 이만큼 효율적으로 일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일을 끝낸 후 손을 살펴봤지만 특별한 상처도 없었다. 나는 세심히 배려하시며 용기를 주신 스승님께 정말 감사드렸다.

우기가 끝난 후 몇 달 동안, 나는 "명상과 운동이 정원 정리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 시야에는 정원을 침범한 잡초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내게 있어 잡초는 해롭지 않은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그들의 존재도 참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은 행인들이 방치된 정원을 보고 고개를 흔들며 주인을 비웃어도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우리의 에고, 편견, 나쁜 습관에도 이와 똑같다.

그것들이 많은 문제들을 일으키는데도 우리는 이를 무시하고 그저 당연한 일로 여기고 참고 넘어간다. 스승님의 축복과 관음법문 수행이 없다면, 그것들은 내 앞뜰의 잡초처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제멋대로 계속 자라날 것이다.

- 뉴스잡지 124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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