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를 딛고 깨달음으로
본문
남편은 1997년 8월 런던 선에서 입문을 했다. 당시 남편이 사교에 빠진 것이라고 생각한 나는 그가 관음법문에 관심을 갖는
걸 반대했었다.
남편은 어느 날 갑자기 채식주의자가 되더니 매일 방편법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음법문'과 관련된 것이면 무엇이든 관심을 갖는 것이었다. 그는 스승님의 비디오를 보고 차안과 집에서 스승님의 오디오 테이프를 들었으며 스승님의 책을 읽었다. 이 모든 것이 내겐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정말 놀라웠다. 특히 책을 읽는 건 더욱 놀라웠는데, 그건 내가 남편을 안 이후 그가 책 한 권을 끝까지 읽는 걸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난 그의 관음법문에 대한 관심이 정말로 진지하고, 이제 그가 입문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입문신청서를 작성하고 입문 승인 소식이 올 때까지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했다. 두 달도 되지 않아 그는 런던 센터에 전화를 걸어 왜 그렇게 승인 절차가 오래 걸리는지 따지다가 마침 런던에서 스승님의 강연이 있을 예정이며, 선도 열릴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의 소원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스승님께 입문할 수 있게 되었고, 게다가 입문할 때 필요한 3개월도 다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너무나 불안하고 화가 났다. 그를 영원히 잃는 것 같이 느껴졌고, 또한 그가 명상과 영적 수행에 빠져 나와 새로 태어난 아들에게 내줄 시간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급기야 나는 이혼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사이엔 이제 공통 관심사가 없으니 헤어지는 게 불가피해 보였다. 그가 영적 고속도로를 따라 로케트처럼 달려가는 반면, 난 조용한 길가를 따라 느리게 걷고 있는 것 같아 균형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는 입문하고 와서 그의 새로운 삶과 발견에 대해서 하루종일, 매일 마치 목사처럼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나는 어느 날 그에게 헤어지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러자 그는 조용해졌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처음에 그토록 두려웠던 건 서로의 생각의 차이가 점점 더 커질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막상 그 후 그가 명상이나 수행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의 삶에 생긴 커다란 변화로 인해 내 잘못은 거의 잊고 지냈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그는 전혀 딴 사람이 되었다. 이해심과 참을성이 많아졌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넓어지고 내가 존경할 정도로 놀라운 결단력도 갖게 되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변화는 미세한 것들이었지만, 미세한 변화가 조금씩 더해져 결과적으로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내가 사랑하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난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남편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스승님의 비디오를 몇 개 보고, 스승님 책도 읽기 시작했으며 남편과 같이 차를 탈 때에도 스승님의 오디오를 듣는 것에 동의했다. 나중에는 다른 입문자들을 만나고 방편법을 배웠다. 나는 최선을 다해 수행했지만 그 당시 우리에게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들이 있어 매일 명상하기가 어려웠다.
남편은 최선을 다하라고 부드럽게 권하며,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원했던 것이었다. 결국 난 1999년 6월에 입문을 하게 되었다. 천천히 깨닫기까지 2년이 걸렸지만, 결국 해냈던 것이다. 스승님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놀라운 일을 해내신다. 남편과 아들과 함께 인생을 최대한 즐겁게 보낼 수 있게 해주신 스승님께 감사드린다.
- 뉴스잡지 118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