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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 스승님과 함께 사스(SARS)와 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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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백의천사의 증언>

나는 2003년 2월 9일 입문한 홍콩 동수로 홍콩의 큰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입문한 지 한 달 후 홍콩은 사스 때문에 역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 사태는 내게 인생의 가치와 간호사의 일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감사의 마음도 가르쳐 주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스승님의 가피를 몸소 체험하며 그 광대한 힘을 목격할 수 있었다.

사스가 발발했을 때 나는 동료들이 한 사람씩 사스에 전염되는 것을 보며 마음이 괴로웠다. 여태껏 간호사로 20년간 근무하면서 이 일 때문에 죽음의 위험에 처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지만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환자를 최대한 잘 보살피고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어서 회복되길 기도하는 일뿐이었다. 사스가 가장 기승을 부리던 무렵에는 병원의 의료진들 모두 제비뽑기로 순서를 정해 이 ‘전장’에서 쓰러졌거나 기운이 소진돼 계속 일할 수 없는 사람들 대신 사스 병동에서 일할 사람을 재배치해야 했다. 하지만 사스에 대항해 힘겨운 전투를 치르는 와중에도 내 마음속엔 두려움이라곤 털끝만큼도 없었다. 스승님의 사랑과 보호 속에서 무사하고 안전하리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게 중생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이 ‘백의의 천사’ 일을 주신 신께 정말 감사했다. 사람들이 관심과 보살핌을 가장 필요로 하는 시점에 이 일을 통해 그들에 대한 스승님의 사랑과 은총을 전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많은 의료진들이 사스에 감염되고 동료들의 사기가 떨어졌을 때 나는 스승님께 우리 모두가 쉬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도드렸다. 그랬더니 정말 감사하게도 4월 초 의료진을 위한 ‘마음을 키우는 방’이란 공간이 생겼다! 그 내부에는 많은 영성 서적과 음악이 비치돼 있었고 또 ‘고요의 별관’이란 명상을 위한 공간도 있었다. 이 번잡하고 부산한 홍콩에서, 그것도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병원 안에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살찌울 작은 ‘정토(淨土)’가 생기다니 참으로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또한 채식의 이로움을 알고 있던 나는 이 투쟁의 기간 동안 의료진들이 채식을 접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스승님께 기도드리고 이를 위해서 병원 관리 위원회 측에 의료진을 위해 채식 메뉴를 추가해 줄 것을 요구하는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스승님의 은총 덕택에 병원 측에서는 흔쾌히 내 의견을 받아들여 매 끼니마다 채식 음식이 나왔다. 스승님은 나의 채식을 줄곧 반대하던 열두 살짜리 딸에게도 은총을 베풀어 주셨다. 딸아이가 2주 전 느닷없이 “엄마, 오늘부터 채식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고 물었을 때 정말 감개무량했고 스승님의 사랑과 자비로움에 한없는 감사를 드렸다!

스승님의 보살핌과 보호로 인해 홍콩은 마침내 사스와의 전쟁을 끝내게 되었다. 용감하게 싸우다 순직한 병원 의료진들은 신이 주신 사명을 완수하고 천국으로 돌아가 영원한 안식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입문한 후 석 달 동안 스승님의 은총 속에서 나의 삶은 끊임없이 변화했으니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뿐이다! 이에 나의 체험과 스승님의 사랑을 모든 사람과 나누고자 한다!

- 뉴스잡지 144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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