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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맞춤이었던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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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홍법 이야기>

1993년 스승님이 처음으로 오스트리아에서 강연하실 때 스승님의 유머와 재치는 모든 청중들에게 활기와 웃음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대중을 즐겁게 만드시는 스승님의 방법은 우리 범부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스승님의 강연은 항상 강연장의 청중과 상호 교감을 나누는 자연스런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스트리아는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여서 스승님은 언어의 장벽 때문에 또 다른 방법으로 강연을 순조롭게 진행하셨다. 스승님은 청중들이 무슨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지 알기 위해 당신께서 강연 며칠 전에 미래 시점의 강연일로 올라가 말할 내용을 기록해서 돌아오신 후 독일어와 불어로 번역하고 오자 등을 퇴고한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짧은 시간 내에 정확하고 쉬우면서도 유창하게 말이 전해지도록 밤새 수고하신다고도 하셨다.

1993년 순회강연 동안 우리는 때로 단상의 탁자 위에 천으로 감싼 작은 상자를 두곤 했는데, 사실 이 상자는 스승님의 강연용 친필 원고를 꽂아 두는 책꽂이 용도였다. 그 작은 상자는 아주 안성맞춤으로 계속 별 탈 없이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오스트리아 강연 당일, 스승님께서 강연장에 들어와 자리에 앉으셨을 때 강연대 근처에는 나를 비롯한 두세 명의 시자가 서 있었다. 사회자가 말하는 동안 스승님은 나를 보시곤 천으로 감싼 그 상자를 가리키시며 마음에 안 든다는 표시로 고개를 흔드셨다. 그러곤 즉시 다른 것으로 대체하라고 지시하셨다. 너무 돌발적인 상황이라서 나는 어디 가서 알맞은 대체물을 찾아야 할지 몰라 초조한 마음에 애가 탔다! 마음이 다급해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어서 결국 내가 찾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종이 상자를 찾아 천으로 싸고는 시자에게 주며 탁자 위에 있는 상자와 맞바꿔 달라고 부탁했다. 그 시자는 극도로 긴장한 모습으로 “모두 다 쳐다보는데 정말 이 일을 해야 해요?” 하고 물었다. 그러다 결국 그녀는 용감하게 앞으로 나갔다.

그녀가 종이 상자를 탁자에 올려놓자 스승님의 몸이 얼굴 빼고는 완전히 가려져 버렸다! 스승님은 그 상자를 통해 청중들을 보시며 어렵사리 강연을 이어 가셨다. 이 기상천외한 일로 인해 청중들은 배꼽을 잡고 웃음을 터트렸다! 스승님 역시 쓴웃음을 지으시며 달리 어쩔 도리가 없지 않느냐고 농담 삼아 말씀하셨다. 당초 강연장 분위기는 무거웠다. 손님들도 매우 엄숙했고 말이다. 그러다 분위기가 한순간에 화기애애하고 가볍게 바뀌었다. 그러나 단상 밑에 있던 나는 웃을 정신이 아니었다. 대중 앞에서 스승님을 당혹스레 만들다니 정말 큰 실수를 했던 것이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난 왜 이렇게 멍청할까! 대충 봐도 상자가 너무 크다는 건 누구라도 알 텐데 그걸 탁자 위에 놓다니! 안 되겠어! 저 상자를 내려오지 않으면 안 돼. 스승님의 모습도 엉망이고 나중에 비디오 팀의 사형들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그래서 나는 시자에게 상자를 다시 가져다 달라고 요청했다. 그녀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던 터라 다시 강연 탁자 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상자를 잡으려고 했다. 그런데 스승님께서 손으로 상자를 꼭 눌러 못 가져가게 하셨다.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스승님은 이런 기발한 방법으로 강연을 끝까지 진행하셨고, 청중들은 그 사건 이후 계속 유쾌해했다.

알고 보니 사람들이 마음을 활짝 열고 편안하고 이완할 수 있도록 스승님이 한바탕 코미디를 하신 것이었다. 그 강연 동안 높고 아름다운 자장이 오래도록 감돌았으며, 스승님은 고아한 영적 가르침을 전해 주시는 것 외에 천진하고 낭만적인 감정과 기쁨의 기운을 모두에게 가져다주셨다. 스승님은 이렇게 이 세상 사람들이 즐겁고 편안해지도록 늘 마음을 쓰신다.

- 뉴스잡지 143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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