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
낭만주의
칭하이 무상사 / 한국 영동센터 개관식 1998. 5. 6. (뉴스잡지 93호)

매우 신성하고 낭만적인 행사입니다. (스승님과 모두 웃음) (박수) 나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낭만적이라는 것은 단지 남녀 둘 사이에 오가는 사랑의 분위기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낭만적이라는 것은 매우 신성하고 숭고하고 시적인 분위기입니다. 우리가 주위의 사람들과 사물에 대해 좋게 느낄 때나 사랑하는 마음과 평화롭고 다정하고 온화한 기분을 느낄 때, 가슴에서 절로 우러나오는 것이죠. 천천히 걷고, 온화하게 말하고, 고상하게 시적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그것이 내가 말하는 낭만적인 분위기예요. 오늘 분위기가 바로 그렇군요. (박수)

어제 말했듯이 현시대에는 많은 문명의 이기가 있습니다. 비행기가 있고 첨단 전자 장비가 있어 상호간의 교신이 가능합니다. TV가 있고 온갖 편리한 기구들이 있어서 여기에 머무는 짧은 기간 동안에도 우리 모두가 안락함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나중에 서로 헤어진 후에는 집에서 비디오 테이프와 TV, 오디오 테이프, 노래들을 통해서, 또 두뇌의 기억체계를 통해서 오늘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기술 진보로 인해 옛날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약간 퇴색되어 가는 듯합니다. 이를 테면 옷입는 방식이나 걷는 방식, 대화 방식, 사고 방식, 글을 쓰고 내면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 등에서 말예요.

옛날처럼 시적이지도, 여유롭지도, 낭만적이지도 않은 거지요. 그래서 우리는 때로 그런 것들을 그리워합니다. 내 경우에는 아주 많이 그립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개관식에 낭만을 되살렸습니다.

우리가 시정(詩情)과 낭만, 타고난 내면의 미를 저버린 건지 아니면 무슨 일을 하든 대부분 돈 문제에만 연연해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내면의 미를 가꾸는 것 그리고 옷차림이나 절도 있는 걸음걸이, 온화하고 부드럽게 말하는 태도와 같이 내면의 아름다움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보다는 물질적인 안락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합니다. 사실 오늘날엔 부드럽게 말하는 것조차 힘듭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고 싶다해도요. 모두들 큰 소리로 급하고 거칠게 말하기 때문이죠. 때로는 나 자신도 이 세상에 절망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난 가끔이 아니라 자주 그렇습니다. 특히 내가 시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덜 낭만적이거나 전혀 낭만적이지 못한 사람들을 대해야 할 때는 더욱 그래요. 그때 나는 당황하게 되고 나도 모르는 무언가를 잃어버린 느낌을 받습니다. 슬픈 일이죠. 이 세상에 이질감을 느껴요. 엉뚱한 곳에 태어난 것 같지요.

여러분도 가끔 느낄 겁니다. 그렇죠? 그러면 우리 모두 다시 그 낭만을 되찾는 게 어떨까요? 명상할 때만이 아니라 명상 전후와 사람들을 대할 때도 말예요. 이것은 나 자신에게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나는 시를 씁니다. 예전에 젊었을 적에도 내 시는 내가 원했던 것만큼 또 지금 내가 원하는 것만큼 그렇게 완전하게 다듬어지지는 않았었죠. 그때는 지금 이해하는 것만큼 이해하지도 못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가슴속으로는 시인이었고 시처럼 되고 싶었어요. 꿈처럼, 낭만처럼요.

하지만 현실세계의 거친 속성을 견딜 수 없어서 내면의 시정이 달아나 버리는 상황을 자주 겪어야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대로 말하고 행동해야 했던 것이죠. 그러고 나면 나홀로 가만히 슬픔에 잠겼습니다. 마치 나 자신의 일부를 상실한 것 같고, 내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처럼 느꼈죠. 왜냐하면 그것은 나 자신이 아니니까요. 내가 원하는 ‘나’가 아닌 겁니다. 그리 유명하지 않은 여러분한테는 낭만적이고 부드럽고 온화하고 고운 성격을 다시 찾고 보존하는 일이 아마도 더 쉬울 것입니다. 자신을 더욱 좋아하고 자신의 참된 자아를 잘 보전하는 것이 필요하죠. 다른 사람이 우리를 좋아하는지 어떤지는 상관없습니다. 스스로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아주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삶은 비참해지고 여러분은 항상 수세에 몰리게 될 거예요. 모든 것이 우리에게 상처를 줄 겁니다. 사람들의 좋은 의도조차 오해를 하게 되죠. 스스로 열등감을 느끼며 상처를 받습니다. 그것은 좋지 않아요. 오늘부터라도 가능하면 언제든지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출하도록 합시다. 이 세상의 관습 때문에 불편하고 제한되고 숨막히고 절망적이고 슬픈, 그런 무례하고 거친 분위기로 끌어내려가지 않도록 하세요. 물론 이리저리 바삐 뛰어다니며 무책임한 방식으로 말하는 게 편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스승님 웃음) 그렇지만 할 수 있는 한은 오늘처럼 부드럽고 낭만적인 쪽으로 돌아가도록 하세요.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기분이 좋잖아요. (박수)

그래서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는 거예요. 사랑을 하면 부드러워지고 기쁨을 느끼게 되니까요. 우리 스스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매일 낭만을 만들어서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거죠. 항상 낭만을 지니고 다니세요. 그러면 사람들이 여러분을 꽃처럼, 태양처럼, 달처럼 볼 겁니다. 그들 역시 여러분의 낭만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거예요.

오늘날엔 옛날의 시적인 분위기를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의 혼란함과 거친 분위기에서 나와 다시 자기 자신을 느끼기 위해서죠. 그것이 나쁘지는 않겠죠? 다음에 선에 참가하거나 나를 보러 올 때는 아름다운 옷을 한 벌 정도는 가지고 와서 입으세요. 옷 한 벌 가져온다고 해될 건 없습니다. 비싸거나 화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흰색이어도 좋고 어떤 색깔이라도 괜찮아요. 옷을 걸쳤을 때 부드러움과 온화함, 낭만, 시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이 천사나 선녀가 된 것처럼, 천상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으면 됩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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