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앉아서 대화하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도 우리는 모든 경지에 동시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이도 있고 깨닫지 못한 이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인간으로서의 삶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요정이 되기도 하고, 성인이나 신이나 부처가 되기도 합니다. 귀신이 되기도 하고요. 그것은 우주에 그토록 많은 경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오늘 채식 바베큐 파티를 연다고 칩시다. 어떤 사람이 여러분에게 꼬치를 주겠지요. 그러면 여러분은 꼬치에다 여러가지 재료를 끼울 것입니다. 피망도 썰어서 끼우고, 두부도 끼우고, 밀고기에다 햄 등 여러 재료들을 끼울 것입니다. 그런 다음 그 꼬치를 집어들면 내용물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손안에 모든 것이 있는 거지요. 인간의 삶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한 순간에 우주안의 모든 본성과 모든 인식 수준을 구현해 낼 수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모르는 것뿐입니다.

우리가 지금 인간으로서 이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모르는 것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인간의 형상으로 살기를 선택했기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이 삶에 충실할 수 있도록 다른 문들은 모두 닫힌 것입니다. 다른 문들도 활짝 열려 있다면 여러분은 자신이 요정이자 부처이고 신이며, 또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사실을 알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여러분은 이 삶에서 이루고자 한 자신의 책임과 임무와 인생 여정을 완수할 수 없게 됩니다. 실제로 3세계, 4세계, 5세계라는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우리입니다. 3세계도 우리이고 4세계도 우리이고 2세계도 역시 우리입니다.

이렇듯 광대한 지식을 소유한 편재의 상태로 다시 돌아가고자 한다면 마땅히 관음법문을 수행해서 이 모든 것들을 다시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수행 등급이 높을수록 실로 우리가 모든 것이라는 사실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됩니다. 실제로 모든 것이 하나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수행을 안 하기로 한다면, 자신이 단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밤낮 없이 일만 하는 인간인 줄 압니다. 배우자와 자식을 돌보느라 일터와 집을 왔다갔다하며, 때로는 아내나 남편, 자식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다른 것은 전혀 모른 채 그런 식으로만 사는 것입니다.

그런 반면 우리가 이 인간 삶의 여정을 선택한 것이 실수였다는 걸 알고 삶에 싫증을 느껴 더 많은 것을 알고자 한다면, 관음법문을 수행함으로써 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삶이 자연스럽게 변화될 것입니다. (박수)

무슨 일이죠? 왜 그렇게 크게 박수를 쳐요? (청중: 너무 좋아서요) 이해가 된 겁니까? 와, 이렇게 어설프게 강연을 해도 여러분 모두 알아 듣는군요. 여러분들 참 대단하네요. 정말 그래요. 사실은 이게 아주 난해한 문제라서 여러분이 이해하지 못할까봐 걱정했습니다. 이것은 정말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꼬치에 온갖 음식들이 끼워져 있어도, 여러분이 두부를 깨무는 순간에는 두부의 맛만 압니다. 배가 고픈데 때마침 우리가 즐기는 음식인 두부가 있으니 우선 두부를 먹는 것입니다. 그러면 두부의 맛만 알게 됩니다. 바로 그 순간에는 두부만 맛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신을 집중해 그 두부의 맛만을 향유하는 것입니다.

그 꼬치에는 다른 음식도 잔뜩 끼워져 있지만 거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다른 맛은 모릅니다.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은 모른다는 것과 같습니다.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알 수가 없으니까요. 우리는 원래부터 그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지만 거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그 존재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두뇌의 작용으로 인한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관심이 그 두부 조각에 집중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두부 먹는 것을 너무나 즐기고, 그 맛을 먼저 보겠다는 생각만이 머리에 가득 차서 다른 것들을 무심코 잊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이전에 어떤 일이 일어났고,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어떤 다른 맛을 향유하기로 결심할 때에만 자동적으로 무언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생을 살다보면 자신에게 육감이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관음법문을 수행하기도 전인 어릴 적부터 우리는 그러한 경험을 하곤 했습니다. 여러분도 때로 그런 체험을 하지요. 어떤 장소에 앉아 있다가 뭔가 아주 생소한 것이 기억나는 듯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느끼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우리가 이전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에 대해 알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에는 앞으로 어떤 것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가 별안간 그 일에 겁을 먹기도 합니다. 바로 그것을 육감이라고 부릅니다. 육감이 우리에게 그러한 일에 개입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어떤 일을 한창 진행하다가 그것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본능적으로 그것을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경험하지 않았다는데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을까요? 많은 이들은 그것을 육감이라고 부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전생의 경험에서 온 것이라고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잠재의식이 말하는 것이며, 전생이나 내생의 경험이 말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전생이나 내생이 없습니다. 끝도 없이 무한하게 돌고 도는 인간의 삶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과거와 미래로 구별 지었기 때문에 그렇게 나뉘어졌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각기 격리되고 구분된, 서로 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우리의 집을 여러 개의 구분된 방으로 나누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렇게 나누어도 그 집은 여전히 우리의 집입니다. 집을 여러 개의 방으로 나누기 이전에는 열린 공간이었습니다. 벽을 모두 허물어 버리면 다시 열린 공간이 됩니다. 각자 자신의 사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갖기 위해서 방을 나눈 것이지요.

인간이나 인간이라 할 수 없는 어떤 존재, 지각 있는 중생의 영원한 삶에 수많은 구역이 존재하는 이유도 그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 삶은 끝없이 긴 사슬과 같은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도 과거와 미래가 존재합니다. 사실 시간과 공간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이 순간을 위해 계획한 일을 완수하기 위해서 인간으로서만 존재하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그 결과로서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과거와 미래의 일을 단 한 생에 모두 완성해 버린다면 재미가 없을 테니까요. 그것은 우리가 애초에 원했던 바와 동떨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원했던 것은 바로 이 시기에 이 세상에 내려와서 인간으로만 존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면 다른 곳에서 요정이나 부처가 될 수도 있겠지요. 또 귀신이나 마귀가 되고 싶다면 다른 때에 그 길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이나 귀신, 마귀, 요정 등이 되기 위해 시간과 공간의 문을 닫아 고립된 영역을 만들어냅니다.

실제로 모든 존재의 생애는 끝없이 긴 사슬과 같습니다. 모든 것은 이 시간의 틀 속에 놓여 있습니다. 과거나 미래 그리고 현재마저도 없는 거지요. 우리가 원했던 바를 이루기 위해, 혹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실험해 보기 위해 우리 자신이 이런 특정한 양식의 삶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 삶을 경험해 보려고 선택한 것뿐입니다. (박수)

사실 이것은 아주 힘겨운 실험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이면서 동시에 성인이나 부처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인간으로서의 임무를 달성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해집니다. (박수) 어떤 것이든 완전한 헌신으로 온 힘을 다해서 해야만 그 맛과 깊이를 십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신이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면,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해서 울고불고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운다고 해도 진짜 슬퍼서 우는 건 아니겠죠. (웃음과 박수)

실제 감정이 없이 흐느껴 운다면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부인의 고통을 제대로 느낄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스스로 부여한 역할을 완벽하게 해낼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 고통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시험해 봅니다. 그래야 누군가에게 버림받은 이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그 아픔을 이해하고 그 사람에 대한 동정심을 표현할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도 이미 과거에 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발벗고 나서서 그 문제 해결을 도와주려고 할 것입니다.

만일 부처가 한 장소에 가만히 앉아만 있다면 아무것도 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슬픔이나 근심 따위도 없을 테지요.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는 거예요. 우리가 그러한 여정을 선택한다면 그것도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단지 재미 삼아서 온갖 고통과 쓰라림을 체험해 보기도 합니다. 우리는 영원히 사는데, 오늘은 이것을 해보고 내일은 저것을 해보기로 마음먹지 않는다면 따분해서 돌아가실 지경이 될 테니까요. (웃음) 오늘은 우리가 남편을 떠나고 내일은 남편이 우리를 떠나면 재미있을 겁니다. (웃음과 박수)

예를 들어 부처는 이 세상에 있는 동안에 인간이 되기로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그 시기에 그는 인간입니다. 그런데 그가 자신이 부처라는 생각을 한다면, 배우자가 떠났을 때 어떻게 반응하겠습니까? "그래, 괜찮아, 언젠가는 나도 다른 아내를 만날텐데 뭐. 별 거 아니야. 삶은 끝이 없거든." 그리고는 미래를 내다본 뒤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와, 역시 새 아내가 나를 기다리고 있군. 저 여자가 더 나은 걸." 그리고 나서는 "아, 그래, 가란 말이야. 가버려." 이런 식으로 말하겠지요. 더 이상 울지도 않을 것입니다.

예, 이제는 좀 덜 복잡한 이야기로 넘어 갑시다. 배우들 얘기 좀 해볼까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배우인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예로 들어 보죠. 그 배우가 클레오파트라 역을 연기하는 동안에는 그 역을 잘 해내기 위해서 자신의 온 정신력과 에너지, 그리고 집중력과 지식을 총동원해야만 했습니다. 그렇지 않고 그 순간에 자신이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면 그 역할을 그렇게 잘 해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베버리힐즈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이미 여덟 명의 남편을 떠난 바 있는 전혀 다른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웃음) 그녀는 막 자신을 떠난 남편을 생각하며 가슴 아픈 눈물을 흘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녀가 어떻게 클레오파트라의 역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겠습니까? 연기하는 동안에는 그곳에 있어야 하며 실제로 클레오파트라가 되어야만 합니다.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듣고 가슴에 바로 와 닿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성인이나 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인간의 역할을 맡았을 때에는 그에 맞게 연기해야 합니다. 그때는 백 퍼센트 인간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고 자신들을 성인이나 신과 자꾸 연관지어 생각한다면 인간의 역할을 절대로 해낼 수 없습니다. 성인과 신은 신통력을 지닌 위대한 존재인데, 어떻게 아내가 자신을 떠났다고 해서 죽치고 앉아서 울먹일 수 있겠습니까?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바로 그런 이치입니다. (박수)

그래서 내가 가끔 여러분은 부처이고 성인이라고 말해도 여러분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을 잊어 버리기로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여러분은 인간의 삶에 싫증을 느꼈습니다. 많이 배운 것도 없지만, 더 이상 이 길을 선택해 봤자 재미도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것이 별로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다시 성인, 부처로 되돌아가고 싶은 것입니다. 어쩌면 너무 오랫동안 인간으로 지내면서 스스로 벗어날 수 없는 이러한 삶을 세세생생 반복해 왔을 것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지루한 것인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이제는 여기에 더 이상 흥미로울 게 없기 때문에 의식수준이 높은 존재로 되돌아가고자 갈망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땅히 관음법문을 수행해야 합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