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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모르실거야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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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동료수행자 박/ 한국

그녀는 24세 때 처음 성당에 가서는 25세에 세례를 받았다. 26세 되는 해 모두들 설날 연휴를 보내는 사이 그녀는 수녀원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10명이 해야 할 바느질과 자수를 혼자서 했다. 그녀는 수녀원에 한동안 머물다 이곳이 평생 지낼 곳은 아니라고 느껴 떠나려고 작정했지만, 지내다 보니 어언 10년의 세월이 흘러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부친은 그녀가 지낼 집을 마련하고는 10년이나 지낸 수녀원을 떠나라고 권유했다. 그녀는 부친의 청을 거절하고 수녀원이 자신의 집이라고 대답했다. 그후 부친이 세상을 뜨자 그녀는 보름 동안 어떤 절에서 지냈다. 그때 그녀는 부친의 말을 듣지 않은 걸 후회하면서 수행을 위해 절에 머물 생각을 했지만 그런 생각을 한 자신을 꾸짖었다. 그녀가 수녀원에 돌아온 지 며칠 안 되어 심하게 다쳤다. 만약 그녀가 다치지 않았더라면 아마 절로 갔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 부상을 절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예시로 알고, 다친 것도 신의 뜻이라고 여겼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수녀원이 자신의 집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떠날 궁리를 했다. 드디어 그녀는 건강이 악화되어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의사들은 현대 의학으로는 그 병을 고칠 수 없으므로 별다른 방도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기공을 배우러 갔다. 그곳은 관음법문을 수행하는 제자들이 10여 명 있는 곳이었다.

관음법문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얻은 그녀는 채식을 하고 방편법을 수행키로 결심했다. 그녀는 수녀원에는 알리지 않은 채 매주 센터에 가서 소리 없이 수행했다. 주위 사람들은 그녀가 채식을 해서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선배하고 다투었는데, 그 선배는 수녀원의 명령은 신의 명령이라고 윽박지르면서 그녀가 악마에게 홀렸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녀는 정신병원에 강제로 감금되어 치료를 받게 되었다.

그녀의 정신 상태는 정상이었기 때문에 정신 병원에 있다는 것이 그리 두려운 건 아니었다. 그녀가 정말로 두려워한 것은 채식을 할 수 없어서 입문을 못 할까 하는 것뿐이었다. 정신 병원에 입원해서도 그녀는 병원에서 나오는 음식을 일체 먹지 않았다. 음식을 입 안에 강제로 넣으면 곧바로 뱉어 버리곤 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그녀가 미친 것으로 확신하기에 이르렀다. 가톨릭계 병원이어서 그 수녀는 병원 당국과 말할 수 있어 병원에서 식사를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정신 이상이 아니라 수행을 위해 채식하는 것이라고 병원 측에 말하며, 제발 억지로 고기를 먹이지 말 것을 부탁했다. 병원에 있는 동안 절대로 고기를 먹지 않았지만, 병원 측이 계속 고기를 먹인다면 정말 정신 이상이 될 것이며, 이 업장은 당신들이 떠맡게 된다고 했다. 그렇게 그녀가 설명하자 병원 당국은 태도를 바꾸어 의사와 영양사에게 말하여 채식을 허락했다. 이 기간 동안 그녀는 맨밥에 가지고 온 간장만으로 버텼다.

채식으로 인한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입문을 놓칠까 봐 걱정했다. 40일이 지난 후 그녀는 센터에 전화를 하여 스승님이 한국에 계시다는 걸 알았다. 센터의 연락인이 보증인이 되어 그녀는 삼일간의 휴가를 받을 수 있었다. 마침내 수녀는 꿈을 이루어 입문하게 되었다!

그녀의 소원은 모두 성취되었다. 입문하러 가기 전 그녀는 동료를 만나면 어디를 가는지 설명해야 하므로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수녀원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수녀복도 입지 않았으므로 병원에서 오는 도중에 몇몇의 동료를 포함해서 아무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녀의 고민을 확실하게 없애 주었다!

삼일 동안의 휴가가 끝났다! 그녀는 병원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걱정이 없어졌다. 채식을 할 수 있고 독방을 가져 그곳에서 완전한 깨달음을 얻도록 관음법문을 수행할 수 있다. 그녀는 마침내 수년 동안 갈구해 왔던 길을 찾고야 말았다.

*주: 21세기에 접어드는 이 시대에 영혼을 깨끗이 하려고 고기 먹기를 거부하고 단체의 요구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신 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킨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극이다. 오늘날과 같은 문명 시대에 개인의 자유를 무참히 짓누르는 행위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 뉴스잡지 35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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