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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일화

미세한 사랑의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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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륙 동료수행자

어느 날 나는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기차표를 산 후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아이를 안은 한 젊은 여자가 내게 다가와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더니 행선지가 같다는 것을 알고는 기뻐하며 같이 동행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입문을 하기 전에는 다른 이들을 도와주려 해도 그들 모두가 나를 믿어 주진 않았는데, 입문하고 나서는 낯선 사람조차 나를 신뢰하게 되어 이런 일이 부지기수였다.

그녀는 내가 승낙하자 배웅 나온 친정어머니에게 이제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가도 된다고 말했다. 그녀의 어머니도 완전히 마음을 놓은 듯 “잘 좀 부탁해요!” 하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아이를 안고 그녀는 짐을 챙겨 기차에 오른 후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얘기를 나누던 중 나는 몇 번이나 내 가방에 든 생수 병을 그녀에게 주려고 생각했지만, 가방이 높은 짐칸에 올려져 있어서 먼저 물어보고 필요하다면 꺼내 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물이 있다며 괜찮다고 사양했다. 그녀가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나 자신이 매우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잠시 후, 그녀가 아이를 안고 기차의 맞은편 끝에서 끓인 물을 받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물이 너무 뜨거워서 아이는 물을 먹으려다 큰소리로 울어 댔다. 오래도록 기다려도 물이 식지 않자 그녀는 마침내 가방에서 작은 오이를 꺼내 아이에게 주었다. 그제야 나는 그녀가 단순히 예의상 물을 거절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짐을 들어 내려준 나는 그녀가 아이를 안고 내리자 그녀의 남편이 올 때까지 함께 기다려 주었다.

당시에는 내가 좋은 일을 했으며 최소한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나는 아직 수행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아이 엄마는 겉보기에도 형편이 좋아 보이진 않았다. 또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기차 여행을 할 때는 보통 이런저런 과자들을 수없이 먹는 데 비해 그녀는 아이를 위해 오이를 준비한 정도였다. 아마 스승님이 나와 같은 입장이셨다면, 분명히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나 장난감을 사서 아이를 달래셨을 것이다. 반면 나는 언뜻 보기에는 좋은 일을 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상 아직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적절한 때 그들에게 필요한 사랑과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다. 그러니 내겐 아직도 배워야 할 공부가 너무도 많은 것 같다!

- 뉴스잡지 138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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