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논리가 필요 없다 > 수행의 길목에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행의 길목에서

사랑에는 논리가 필요 없다

본문


어느 날 초인종이 울려 나가보니 구걸하는 작은 소녀가 있었다. 얼른 봐서는 옷차림새가 단정했기 때문에 나는 아이에게 돈을 주면서도 왜 구걸을 하는지 의아했다. 얼마 후 그 소녀는 자기 여동생을 데리고 다시 찾아왔는데 어린 동생은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이 때 그 소녀는 자신의 가정형편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자매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한쪽 다리를 다쳐 한동안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이 아이는 여기저기 다니며 소소한 물건들을 팔거나 일을 해야 했다. 수입이 없는 날이면 식구가 끼니도 걸러야 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뭐라 말할 수 없는 느낌이 밀물처럼 밀려와 전보다 더 많은 돈을 주었다. 매우 기뻐하는 어린 두 자매를 보내며 나는 그 아이가 또 찾아와도 기쁜 마음으로 도와주리라 생각했다.

다음 날 내가 한 동수에게 이 얘기를 하자 그 사저는 아이가 자기 집에도 왔었다고 말했다. 그 사저는 아이에게 돈을 주기 전에 먼저 사저 집 주변에 깔린 낙엽을 치우라고 했지만 아이는 그냥 가버렸다고 했다. 나는 구걸하는 사람들이 항상 남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 사저의 생각을 이해했지만 불현듯 스승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도움을 청하면 어떤 것도 기대하지 말고 무조건적으로 도와야 합니다.” 그럼에도 그 동수의 말로 인해 나는 이런 일이 너무 빈번히 일어나면 사람들이 질려할 테니까 그런 사람들은 도울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이번에 또 속았다고 생각하고는 다음에 그 소녀가 찾아오면 동수들에게 그 집을 방문해 사실을 알아보자고 요청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틀 후 관음사자가 우리 마을인 로메를 방문했다. 그가 가나 동수들에 대한 스승님의 사랑과 관심에 대해 얘기하는 순간 나는 사랑은 직관적인 것이지 논리적인 분석이나 판단이 아니며, 또한 어떤 것이 가장 이로운 방법인지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전에 나는 내 잣대로 결정하고 물질적인 관념으로 내 행동을 판단하곤 했다. 나는 어떤 결정 어떤 행동이 좋은지 나쁜지 갈팡질팡했고, 이런 생각들로 선과 악의 사이에서 분투를 했었다. 다행히도 지금은 살아 있는 깨달은 스승을 만나 스승님의 무소부재하신 가르침으로 해묵은 가치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며칠 후 그 어린 소녀가 다시 찾아왔는데, 이번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남동생과 함께였다. 나중에 우리 동수들과 그 아이의 집을 방문해 보니 아이가 말한 그대로였다. 우리는 동수들에게 약품과 생활비를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 소녀의 아버지는 우리의 사랑과 후원에 매우 기뻐하면서 우리에게 고마워했다. 나 역시 행복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내 사고가 정화되었으며 또한 스승님의 가르침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원치 않는 사랑의 마음으로 보시합니다. 이는 인류의 본분이며, 불행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됩니다.”

- 뉴스잡지 127호에서-


Copyright © Supreme Master Ching Hai International Associ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