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사슴 - 부처의 전생 이야기 >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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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듣는 진리 황금 사슴 - 부처의 전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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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황금 사슴'에 관한 것입니다. 이 책에는 '금빛'에 관한 이야기가 아주 많은데, 왠지 모르게 이 이야기를 골랐습니다. 아마 내가 사슴을 좋아해서 그런가 봅니다. 이 이야기는 부처의 전생 이야기들 중 하나예요. '금빛'이란 얘기를 들으면 그게 부처와 관련된 얘기구나 하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럼,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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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title1.jpg아주 먼 옛날, 베나레스에 아주 부유한 상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에겐 마하다나카 아난다라는 외아들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돈 밖에 모른다는 뜻입니다. 아주 안 좋은 이름이지요. '아난다'는 기쁨을 뜻하는데, 아마 그는 돈에서만 기쁨을 얻었나 봅니다. 아니면 그냥 별명이었겠지요.

그의 부모는 아들이 하나뿐이라 어렸을 때부터 온갖 응석을 다 받아줬습니다. 그는 클 때까지 아무런 지식도 없이 노래하고 춤추고 부모의 돈으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 밖에 할 줄 몰랐습니다. 그러다 나이가 차자 부모는 그에게 부인을 얻어주고는 얼마 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이 젊은이는 부모가 죽은 후에도 여전히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친구들과 어울려 도박과 술을 하며 허송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 결과 부모가 물려 준 돈은 금새 바닥이 나서 남에게 돈을 빌려야만 했지요. 하지만 그에겐 빚을 갚을 길이 없었습니다. 돈을 버는 법도 몰랐고 재산을 유지하는 법도 몰랐으니까요. 아마 근검절약하는 법도 배운 적이 없었을 겁니다. 이건 부모의 책임이 큽니다. 그들은 부자의 아들로 사는 법을 가르칠 게 아니라 인간이 되는 법을 가르쳤어야 했습니다.

그는 여러 사람에게 엄청난 빚을 지게 되어 빚쟁이들로부터 끊임없이 빚 독촉을 받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두렵고 걱정이 된 그는 어찌할 바를 모르다 최후의 결단을 내렸습니다. 절망적인 심정으로 채권자들을 모두 불러놓고는 갠지스 강둑 근처에 묻어 놓은 보물이 있으니, 만약 다음 날 함께 가서 보물을 찾아내면 모든 빚을 청산할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다음 날 빚쟁이는 매우 기뻐하며 그를 따라 강둑에 갔습니다. 그가 여기저기를 파헤치는 시늉을 하자 그 모습이 왠지 수상쩍은데도 사람들은 덩달아 따라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사실 자살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 모든 건 일종의 쇼에 불과했죠. 그는 급류가 굽이치는 강 쪽으로 가더니 그대로 뛰어들었습니다. 빚쟁이들은 모두 겁에 질려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물살이 너무 거셌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감히 그를 구할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빚쟁이들은 그가 익사했다고 생각하고는 슬퍼하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물살이 너무 거세 그의 몸이 아주 멀리 휩쓸려 간데다 하류 쪽에서도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모두들 그대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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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청년은 의식을 잃고 떠내려가다 꽃들이 만발한 망고나무 숲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매우 아름답고 바람처럼 날쌘 사슴 한 마리가 다른 사슴들과는 약간 떨어져 살고 있었습니다. 그 사슴의 털은 금처럼 반짝반짝 빛났으며 네 발 또한 니스를 칠한 듯 윤이 났습니다. 뿔은 은빛으로 둥글게 말린 모양이었고 눈은 보석처럼 빛났습니다.

이 황금 사슴이 연한 풀뿌리를 우아하게 뜯고 있을 때, 갑자기 망고 숲을 울리는 비명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깜짝 놀라 강가로 달려가 보니 그 불행한 상인의 아들이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요! 겁내지 마세요. 곧 구해줄게요." 사슴은 강물로 뛰어들어 급류를 헤치고 가까스로 청년에게 닿았습니다. 그리고는 청년을 등에 메고 안전하게 강가에 내려놨습니다.

상인의 아들은 이미 기진맥진한데다 몸도 쇠약해진 상태였습니다. 그가 정신을 잃고 헤매던 사흘 동안, 사슴은 야생 과일을 먹이며 밤낮으로 그를 돌봐주었습니다. 마침내 청년이 회복되자 사슴이 말했습니다. "숲에서 나가 베나레스로 가는 길을 알려 주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왕과 왕족들에게 황금 사슴이 이 숲에 살고 있다고 절대 말하면 안 됩니다. 만약 그들에게 알려지면 곧바로 날 잡으러 올 테니까요." 청년이 흔쾌히 약속하자 사슴은 그를 베나레스로 가는 길에 데려다 줬습니다.

그날 아침, 베나레스의 왕비인 카마는 꿈속에서 인간의 말을 하는 황금 사슴을 봤습니다. 왕비는, "분명히 그런 동물이 존재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런 꿈을 꿀 리가 없잖아." 하고 생각하고는 브라마닷타 왕에게 가서 꿈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황금 사슴을 꼭 갖고 싶다며 만약 구해오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고 얘기했지요.

이건 왕비의 속임수입니다. 어쨌든 그녀는 조만 간에 죽게 되어 있는데, 그게 무슨 큰일이겠습니까! 그러나 왕은 이 세상 대부분의 남자들처럼 아주 멍청했습니다. (대중 웃음) 그는 왕비가 정말 죽을까봐 걱정했어요. 사실 왕을 위해 죽는 것이라면 그런 대로 이해가 가지만, 고작 사슴 한 마리 때문에 죽는다면, 아무리 그게 황금 사슴이라 해도 너무 웃기는 얘기지요! (대중 웃음) 그러나 왕은 거기에 속아 넘어갔습니다. 어쨌든 이 얘기를 보면 어리석은 사람이 비단 여러분만이 아니며, 집에서 누가 진짜 주인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 옛날 부처의 시대에도 이랬습니다. 그래서 나는 왜 오늘날 여성들이 시간을 허비하며 온갖 시위 유세를 하면서 남녀평등과 여권(女權)을 주장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성은 결코 남성과 평등할 수 없습니다. 남성보다 훨씬 우월하니까요! 정작 평등을 내걸고 싸워야 할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군요. 그러니 그런 우매한 여성들에게 이제 그런 일은 그만두라고 하십시오. 우리 여성의 지위를 떨어뜨리지 말라고 하세요. 우리가 우월한데 무엇 때문에 평등해지려고 싸워야 하지요? (대중 웃음)

왕은 즉시 현인들을 불러 그 진귀한 황금 사슴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들은 정말 그런 사슴이 있다고는 힘주어 말했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왕은 전령에게 화려하게 장식한 코끼리와 많은 돈을 딸려 보내며 온 도시를 샅샅이 뒤지라고 했습니다.

"누구든 황금 사슴의 소식을 아는 자에게는 이 코끼리와 금화를 포상하겠노라" 하고 선포했지요. 그러니 누가 진짜 주인인지 알겠지요? 그는 왕비를 위해 이 많은 돈을 썼습니다. 아마 당시 왕비는 이미 늙었을 텐데, 왕비의 권력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커졌나 봅니다.

mule-deer-ridge.jpg이에 백마를 탄 전령이 온 도시를 달리며 왕의 명령을 큰 소리로 하달했습니다. 마침 베나레스에 도착한 상인의 아들은 그 소식을 듣고는 전령을 찾아가 말했습니다. "왕께서 찾고 있는 황금 사슴에 대해 알고 있소. 날 왕께 데려다 주시오." 전령은 상인의 아들을 궁전에 데려가 알현을 청했습니다. "폐하, 이 사람이 황금 사슴이 있는 곳을 안다고 합니다. " 왕은 매우 기뻐하면서 얼른 그곳으로 데려가 달라고 했습니다.

왕은 이 제보자와 함께 대부대를 이끌고 황금 사슴이 살고 있는 숲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숲에 도착했을 때, 상인의 아들이 말했습니다. "폐하, 바로 저 꽃이 만발한 망고나무 숲속에 황금 사슴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자 왕이 명령했습니다. "숲을 에워싸고 활을 준비하라. 그 누구도 절대 사슴을 놓쳐선 안 된다." 왕은 직접 말을 타고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사슴을 잡으러 갔습니다. 자, 이제 왕이 된다는 게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떤 일을 하는지 알겠지요? (스승님과 대중 웃음)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던 사슴은 요란한 소리를 듣고는 즉시 경계심을 갖고 일어났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왕이 있고, 그 근처에 부대와 상인의 아들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생각했지요. "왕이 있는 곳에 가기만 하면 안전하겠구나. 그가 있는 곳으로 가자." 그리고는 바람처럼 날쌔게 왕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왕은 사슴이 다치면 훨씬 쉽게 잡겠다고 생각해서 그 즉시 활을 당겨 쏠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자 사슴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 대왕 폐하, 잠시 고정하시고 손에 든 활이 날지 못하도록 하소서."

왕은 맑게 울려 퍼지는 사슴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활과 화살을 내렸습니다. 아무도 인간의 말을 하는 사슴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병사들과 다른 사람들도 놀라서 그 주변에 몰려들었지요. 사슴은 왕에게 다가와 아름다운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폐하, 제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누가 알려드렸습니까?"

그래서 왕은 상인의 아들을 가리켰습니다. "저 사람이다." 사슴은 고개를 들어 배신자를 바라보고는 슬프게 말했습니다. "당신 같은 사람을 구해주느니 차라리 통나무를 건져내는 게 나을 뻔했군요." 그가 배신자에게 이렇게 꾸짖자, 왕은 깜짝 놀라 사슴에게 물었습니다. "이 자가 그대에게 무슨 잘못이라도 했습니까?" "폐하, 전 물에 빠진 이 사람을 강에서 건져 안전한 곳에 데려다 놓고 사흘 밤낮으로 간호해서 살려냈습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제가 있는 곳을 말하지 말라고 부탁을 했는데, 그도 굳게 약속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의 배은망덕한 행위 때문에 이렇게 위험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상인의 아들은 포상금에 눈이 어두워 생명의 은인을 팔았던 겁니다.

이 말을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난 왕은 상인의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넌 죽어 마땅하다!" 왕이 활과 화살을 들어 배신자를 겨냥하자 상인의 아들은 두려운 나머지 사지를 덜덜 떨며 무릎을 꿇고 자비를 청했습니다.

곤경에 처한 그를 보고 사슴은 불쌍한 마음이 들어 왕에게 청했습니다. "부디, 그를 놓아주십시오. 이 비열한 자의 피로 폐하의 마음을 더럽히지 마시고 그냥 원래의 약속대로 포상금을 줘서 돌려보내십시오." 왕은 잠시 망설이다가 사슴의 간청에 따라 자비를 베풀기로 했습니다. "너는 이 고귀한 사슴 덕분에 두 번이나 목숨을 건졌다. 당장 이곳에서 멀리 떠나 다시는 이 나라에 돌아오지 말라. 한번만 더 잡히면 처형당할 줄 알라." 상인의 아들은 쏜살같이 깊은 숲속으로 사라져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고귀하고 지혜로운 사슴은 다시 왕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습니다. "대왕 폐하, 승냥이와 새들의 울음소리는 쉽게 알아들을 수 있지만, 인간의 말은 종종 교활함으로 가득 차 있어 친구로 생각했던 사람이 훗날 배신하기도 합니다." 사슴의 지혜와 총명함에 탄복한 왕은 상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황금 사슴이여, 그대의 소원을 말해보라. 무엇이든 들어주겠노라. 설령 이 왕국 전부를 잃는 한이 있어도 그대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사슴은 깊이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폐하, 제 유일한 청은 폐하의 왕국에 있는 모든 동물들이 영원히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왕은 사슴의 자비로운 마음에 감동해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날부터 나라 안의 어떤 동물이든 해치는 자는 엄한 벌에 처하겠노라고 선포한 왕은 사슴과 함께 베나레스로 돌아왔습니다. 카마 왕비는 꿈에서 본 멋진 황금 사슴을 보고 뛸 듯이 기뻐하며, 은종 소리처럼 아름다운 사슴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황금 사슴이 왕과 왕비와 함께 꽤 오랫동안 베나레스에 머무는 동안 도시는 아름답게 꾸며졌고, 황금 사슴에게 경의를 표하는 온갖 축제들이 열렸습니다. 그 후 사슴은 정든 숲으로 되돌아가 남은 여생을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대중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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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아주 훌륭합니다! 우리 인간이 이 황금 사슴의 고귀한 품성을 조금이라도 닮는다면 세상은 천국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기 것을 챙기려고 합니다. 심지어 수행에서도 탐심과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더 많은 축복을 얻기 위해 남들을 희생시키기까지 합니다. 이것은 세속에서 남의 재산을 뺏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쁜 일입니다! 우리는 이제 수행자이기 때문에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스스로 벌어서 얻어야 합니다. 필요할 때는 언제든 스승의 축복과 인도, 도움을 청해도 됩니다. 도움이 필요한 경우,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그래도 괜찮지만, 다른 사람의 행복과 편의를 해쳐서는 절대 안 됩니다. 이 점을 꼭 명심하십시오.

인생의 매순간마다 우리는 항상 신중하고 공정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행복이나 이익을 위해 여러분 자신을 항상 희생하라고 요구하는 건 아닙니다. 최소한 공정해야 한다는 거지요. 수행자인 우리가 공정하지 않다면, 어떻게 바깥 사람들이 우리에게 공정하길 기대할 수 있으며 또한 모두에게 평등한 세상이 되길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이 여기에서조차 공정할 수 없다면 외부의 다른 사람에게 공정하리라고는 믿을 수 없습니다. 나는 그런 제자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더구나 그 사람이 나와 함께 공부한 지 오래된 사람이라면요. 새로 입문한 사람이라도 그게 핑계가 될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은 나의 비디오 테이프나 오디오 테이프, 책 등 모든 것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 입문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영혼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 온 것이지요.

여우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건 여러분 문제입니다. 그러나 단체의 이익을 희생시키진 마십시오. 다른 동수들의 축복을 훔쳐가기 위해 여기 온 게 아닙니다. 바깥 사람들처럼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옆 사람과 경쟁해선 안 되지요. 외부 사람이라 해도 극장에서 제일 좋은 자리에 앉으려면 그만한 값을 치릅니다. 우리보다 훨씬 공정하지요! 그러므로 여러분도 최상의 자리를 얻으려면 수행을 하고 신실히 노력해야 합니다. 여기에선 그 어떤 것도 훔치려 하지 마십시오. 나는 다 알고 있습니다. 무엇이 누구의 것인지 난 다 압니다. 이곳에서 무언가를 훔치려 한다면, 오계를 집어 던지고 더 이상 귀찮게 찾아오지 마십시오. 이곳은 여러분이 수행자로서 가장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장소인데, 여기서 내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어디 가서 보여주겠습니까?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대가를 치르든 우리는 결코 우리의 존엄성과 고귀한 목적을 잊으면 안 됩니다. 수행을 열심히 하고 신과 스승을 사랑하면, 신은 압니다. 스승도 명확히 알고 있습니다. 사슴조차 인간보다 훨씬 낫다는 걸 이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 책에 나오는 금빛 동물들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그들이 단지 부처의 전생이어서가 아닙니다. 그들의 행동은 바로 그들 내면의 등급을 나타냅니다. 그러니 우리가 그만큼 높지 못하다면 자신이 인간이라는 점이 큰 자랑거리는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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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에 왜 자만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신문이나 라디오, TV를 보면 사람을 구해낸 고귀한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종종 나옵니다. 때론 새끼를 구하기 위해 자기 목숨을 던지기도 하지요. 어떤 고양이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어미 고양이는 4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 불타는 집 속에 네 번이나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그 때문에 온몸이 불에 타고 눈이 멀었지요. 그 어미 고양이는 화상을 입고 눈이 멀고 의식도 잃었지만, 그래도 결국엔 새끼를 모두 구해냈습니다.

고양이는 매우 독립적인 동물입니다. 새끼를 배면 수컷이나 다른 고양이의 도움 없이 혼자 새끼를 키웁니다. 나는 이 부근에서도 많은 고양이들을 봤는데, 그들은 새끼들을 위해 온갖 맛있는 음식들을 물어다 줍니다. 그리 듣기 좋은 얘기는 아니지만, 어쨌든 맛있는 음식인 쥐나 다른 먹이들을 새끼에게 가져다 줍니다. 자기는 파리나 벌레 같은 자질구레한 것을 먹으면서 말이지요. 난 육식을 찬성하진 않지만 고양이를 탓할 수 없었습니다. 고양이는 원래 그런 것을 먹는 동물이고, 또 자기는 쓰레기통을 뒤질지언정 새끼를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 영양가 있는 먹이들을 먹이는 그 헌신적인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내 눈으로 직접 본 일입니다. 채식을 하지 않는다던가 쥐를 살생한다는 것으로 고양이를 뭐라 나무랄 수 없었습니다. 어미 고양이의 사랑에 감동만 느껴졌습니다.

고양이를 생각할 때마다 아직도 그 사진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나는 왜 우리 대부분이 동물을 저급한 존재라 여기며 학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동물들이 아주 고귀합니다. 아주 훌륭하며 같은 동류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사랑으로 돌보지요. 가끔 개나 고양이가 그들의 친구를 구하기 위해 위험한 강으로 뛰어드는 것을 봤을 겁니다. 인간이든 개나 고양이든, 친구를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지요. 그러나 우리 인간들은 극소수만이 감히 그렇게 할 뿐, 위험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자기 생명까지 던지진 않습니다. 하지만 동물들은 자기 목숨까지 버리면서 사랑을 실천하지요.

그러므로 우리 인류가 동물들은 아직 가지고 있는 이 타고난 자비와 사랑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교만할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측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채식을 하는 겁니다. 동물들이 정말 고귀하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진정 인간의 자질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처럼 영혼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동물로부터 배우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동물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좋은 품성을 기억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지요. 그러면 부끄럽게도 동물의 수준보다 떨어지는 존재가 되진 않을 겁니다.

우리는 고귀한 성인의 등급에 올라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항상 자비와 사랑, 이해, 무아의 희생정신을 지녀야 합니다. 선 행사에서나 집, 슈퍼마켓, 그 어디에서든 똑같습니다. 설령 보는 사람도 없고 우리의 선행을 기록하거나 우리 노력을 칭찬하는 사람이 없는 산속에 있더라도 우리는 계속 자신의 고귀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이 어떤지는 스스로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신도 알고 계시지요.

- 뉴스잡지 134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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