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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길목에서

질병도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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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건강을 타고 났고 뼈와 근육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강했다. 더욱이 채식을 한 뒤로는 병에 걸리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신이 150년쯤 살라고 내게 이처럼 튼튼한 몸을 주셨다고 생각했다. 종종 나는 그것이 내가 이 세상에 좀더 오래 머물며 많은 일을 하기를 바라는 신의 뜻일 거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속으로 정말 그렇게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내과검진을 받고 내 몸에 종양이 생겼다는 걸 알았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나는 불현듯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 당시 우리 집은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은 가끔씩 불법적으로 도살된 돼지고기를 가져오셨다. 고기의 가격이나 다른 어떤 이유 때문이었다. 난 내 눈으로 직접 돼지의 종양을 보았다. 부모님에게 어떤 나쁜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순전히 무지 때문이었다.

종양이 생긴 부위의 육질이 더 부드러웠기 때문에 어머니는 우리에게 그것을 요리해 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도 무지했던 것같다. 보이지 않는 업장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그런 고기들을 먹음으로써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몸에 종양이 전이될 가능성을 만들었던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어머니도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러므로 나는 독자들에게 질병으로부터의 감염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채식이 아닌 음식은 삼가할 것을 권한다.

나는 입문자들이 신기한 체험들을 많이 하고 불치의 병도 극복한다는 말을 종종 들어왔다. 그래서 스승님의 사진을 앞에 놓고 스승님께 기도했다. 난 아직 죽을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나는 150년을 살게 운명지워졌는데, 아직 그 기간이 끝나지 않은 것이다. 난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러나 그 단단한 덩어리는 점점 더 크게 자랐다. 이곳 저곳에서 그것들이 감지되었으며 가끔씩 통증도 느껴졌다.

시시때때로 이 세상과 작별할 준비를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으로 인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떠올랐다. 남편은 내가 늦장부리는 것을 자주 지적하곤 했는데, 돌연히 나는 이 ‘문제’에 있어 진보를 보였다. 나는 또 하나의 ‘질병’에서 회복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의학계에서는 빛과 소리 요법을 흔히 사용한다. 그래서 나는 내면의 빛과 소리의 치료 효과에 믿음을 갖고 좀더 진지하게 명상하기 시작했다. 그것 또한 일종의 진보였다!

어느 날 스승님의 비디오를 보다가 이런 말씀을 들었다. “이 세상 사람들은 인생이 무상하다는 걸 알지 못합니다. 그것을 느끼지 못하지요. 그러나 진정한 수행자는 이 사실을 매우 분명히 인식합니다. 그래서 한 순간이라도 소홀히 하지 못하고 편히 먹고 자지도 못합니다. 죽기 전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 자신이 완전한 깨달음을 얻지 못했고 삼라만상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릅니다. 그 때문에 그들은 커다란 진보를 이루지 못합니다. 그들은 아직 시간이 있으니 천천히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승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우리 자신이나 친지들과 관련이 있을 때는 감정이 개입됩니다. 그러면 세상의 무상함을 분명하게 깨닫지요. 이 세상은 정말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고요. 하지만 그 일이 남의 일이라면 감정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이런 식으로 마음 편하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 쓸 것 없어! 인생은 무상하잖아. 왔다가 가는 게 인생이야.” 우리는 그들을 위로하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그 일이 자신과 연관되거나 자신의 친지에게 발생하면 우리는 전혀 다른 식으로 느낄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세상의 무상함을 알지 못하므로 신은 때때로 우리를 일깨우고자 이른바 충격요법으로 몇 가지 재난을 만들어줍니다. 그러면 우리는 내일 우리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깊이 자각하고 이해합니다. 이 세상은 실로 영원한 곳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때 우리는 서둘러 수행을 해서 가능한 한 빨리 내면의 자아를 알아야 한다고 느낄 겁니다. 그러므로 재난이 나쁜 것만도 아닙니다. 단지 높은 대가를 지불하는 것뿐이지요.”

스승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 나는 신이 내게 주었던 충격이 실은 신성한 축복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또한 내 기도가 여전히 육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때 이후로 나는 차라리 질병을 그냥 가지고 있으면서 좀더 근면해지도록 자신을 일깨우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약해서 수행에 대한 결심이 확고해지는지 퇴보하는지도 알지 못할 것이다.

난 진실로 나의 병이 내 의지력을 키우게 하려는 신의 안배임을 알았다. 정말이지 이 노인네의 능력은 찬탄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또 스승님이 항시 나의 요구에 응답하고 계신다는 것도 알았다. 스승님은 내가 이 덧없는 육신을 위해 청한 것보다는 내 영혼에 필요한 것을 먼저 주셨던 것이다. ♥

-뉴스잡지 96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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