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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의 정교한 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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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 몇 년 동안 몇 차례의 국제 선에 참석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여러 센터를 방문하고 또 많은 동수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딜 가나 동수들은 마치 친 가족처럼 나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는데, 사실 내게 있어 동수들은 모두 관음법문이라는 포근한 한 지붕 아래 있는 한 가족이나 다름없다.

나는 몇 년 전 스승님을 따라 어울락 난민 캠프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난민 캠프에 있던 동수들이 제3국으로 이주하는 데 필요한 번역과 서류 작업을 도왔는데, 그때 만난 동수들을 나중에 우연히 만났을 때 일부는 알아보지 못하기도 했다.

당시 난민 캠프의 상황은 매우 절망적이어서 강제송환이 될 운명에 처한 난민들은 바닷속으로 침몰하는 배에 탄 사람들처럼 불안하고 초조하기 이를 데 없었고, 그런 그들에게 있어 스승님은 생명의 은인이었다. 그러나 어떤 단체의 강한 압력으로 인해 난민 동수들을 제3국으로 이주시키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웠다. 정문을 통해 캠프에 들어갈 때도 있었지만, 때로는 후문이나 심지어 개구멍으로 몰래 들어가기도 했고, 대개는 캠프 경비원의 감시 아래 동수들과 단 몇 분만 만날 수 있을 뿐이었다.

우리는 서류 작업을 계속하긴 했지만 희망이 거의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 어울락 난민들의 절망적인 마음을 그대로 느낀 나머지 때로는 힘이 쭉 빠져 며칠씩이나 침대에 누워 지내며 먹을 수도, 맡은 일을 할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것을 여실히 체험했던 것이다. 많은 난민들이 폭력과 강압에 의해 본국으로 송환되는 것을 보고 나서는 우리도 결국 슬픔과 절망을 안고 캠프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난 후, 국제 선에 참석하고 여러 센터를 방문할 때면 묘한 일이 일어났다. 한때 필리핀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홍콩 등지의 난민 캠프에 살았던 많은 동수들이 내게 다가와 인사를 했던 것이다. 그들은 어울락으로 강제송환 된 후 미국으로 오게 되었다고 했는데, 지난날을 함께 얘기하다 보니 그 모든 얘기가 꿈만 같았다. 그들이 어울락에 도착한 후 미국 대사관에서는 ‘갑자기’ 그들의 신청을 재심사하겠다고 결정하곤 다시 인터뷰를 했다. 단, 이미 정식으로 서류 신청을 한 난민들만 심사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사실 스승님은 그 수년 전부터 이 서류 작업을 추진하도록 지시하셨었는데, 당시 우리들은 아무런 희망도 갖지 않았다. 그러니 그것이 이 동수들을 미국으로 건네주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현재 많은 센터에서 어울락과 기타 동남아시아에 있는 많은 난민 동수들이 미국으로 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동수들은 모두 이전에 강제송환 되었거나 난민 캠프가 폐쇄되고 나서 현지에 남게 된 사람들이다. 이제야 나는 스승님의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축복이며, 스승님의 무한한 힘이 깃들면 그 어떤 일이든 그것과 연관된 모든 사람들에게 최고의 결과가 주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뉴스잡지 141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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