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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 Story

히말라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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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놀랍기만 한 칭하이 무상사의 구도 여정은 지칠 줄 모르고 일했던 많은 아쉬람을 거쳐, 마침내 세계에서 가장 높고 가장 불가사의한 산 히말라야에서 마지막 장을 맞게 된다.

히말라야는 수세기 동안 신들의 성소(聖所)로 믿어져 온 까닭에 매년 수백만 명의 헌신적인 순례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여러 성지들을 방문하고 있는데, 어쩌면 깊은 산 비밀스런 동굴 속에서 은거하고 있다고 하는 소수의 깨달은 존재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순례자들이 혹독한 기후 조건과 산사태, 위험한 얼음지대 때문에 도중에 사망하며, 편의 시설이 거의 없는 탓에 어떤 사람들은 굶주림에 바짝 야위기까지 한다. 또한 두려움은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산 깊숙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도 한다.

오직 우주적 힘에 대한 확고부동한 믿음과 어마어마한 용기를 가진 극소수의 사람만이 눈에 훤히 보이는 듯한 이 위험들을 무시할 것이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지역으로 더 높이, 더 깊숙이 계속해서 행군했던 수차례의 히말라야 여행에 대해 칭하이 무상사는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히말라야에 있을 때 나는 말이나 짐꾼을 고용할 형편이 안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서 걷기만 했습니다. 아마 계속 걷는 바람에 몸을 따뜻하게 유지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눈비가 몰아치는 산에서 젖은 옷과 신발 로 인해 얼어 죽었을 거예요. 그곳의 봉우리들은 높고 우뚝 솟아 장엄하게 보였습니다.

당시 나는 정열적인 사랑에 빠져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연인처럼 미쳐 있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연인들에겐 위험이라든가 결혼의 책임, 가정 따윈 전혀 보이지 않고 장래에 대한 생각도 없습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사랑에 깊이 사로잡혀 오직 그 순간만을 위해서 살지요.”

“그렇지만 신은 나 같은 바보를 축복하십니다. 깨달은 스승을 찾고 있던 당시에 나는 가진 것이라고는 옷 두 벌밖에 없었지만 히말라야의 좁은 길을 누비고 다니면서도 감기 한번 걸리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젖은 옷을 말릴 장작을 살 돈조차 없어서 다른 사람들의 모닥불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옷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 열로 옷도 빨리 말리고 몸도 따뜻하게 데울 수 있었지요. 나는 눈이 먼 채 ‘신에게 미쳐’ 있었음이 분명해요. 지금이라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겁니다.”

“그때 내 마음속에는 오직 신밖에 없었습니다. 신밖에는 보이지 않았지요. 가족이나 돈을 생각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나는 꽤 어리석었지만, 내 마음속엔 신만 있었기에 그 무엇도 내 마음을 뚫고 들어올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사랑에 빠지면 연인의 단점 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고, 연인에 대한 그 어떤 비판적인 말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요. 아마 그래서 신이 나를 보호했나 봅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나는 오래 전에 죽었을 거예요.”

칭하이 무상사는 신에 대한 헌신적인 마음 때문에 홀로 여행하면서 겪은, 인정사정없는 산악 환경에서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히말라야의 어느 지역에서는 기압이 낮아서 요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먹을 것을 갠지스 강물에 씻어 날로 먹어야만 했지요. 그래도 맛이 있었어요.

히말라야는 정말 경이로운 곳입니다. 나는 뜨거운 물이 없어도 지낼 수 있었고, 냉수욕도 재미있었습니다. 물이 너무나 차서 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는데, 다섯까지 센 다음 얼음같이 찬 강물에서 뛰어나오곤 했습니다. 내 몸이 마치 천엽연화처럼 피어나는 듯했고, 매우 고양된 기분이었습니다.”

신들의 성소로 가는 마지막 여행 당시, 칭하이 무상사는 이전에도 종종 그랬듯이 옷 두 벌과 침낭 하나, 물병 하나, 두세 권의 책과 지팡이 하나만 갖고 여행을 시작했다. 이전 여행 때보다 더 높이 올라가자 거의 언제나 젖어서 추웠다. 더 깊이 들어가면서 그녀는 힘을 아끼기 위해 소지품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거의 모든 것을 버린 그녀는 자신의 생명을 전적으로 신의 손에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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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하이 무상사의 회고


인도의 히말라야에 머물 무렵 나는 돈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얼마나 있게 될지 몰랐기 때문에 그 돈으로 나는 오랜 기간을 버텨야 했습니다. 때로는 차파티와 땅콩버터만을 먹었고, 차파티도 내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사는 것보다 훨씬 쌌으니까요.

만드는 건 아주 간단합니다. 보통 사용하는 접시와 밀가루, 물, 소금만 있으면 됩니다. 그것은 어디서든 구할 수 있습니다. 밀가루와 물을 반죽하고 소금을 약간 넣습니다. 빵이나 페스트리를 반죽하듯이 반죽하지만 이스트는 넣지 않습니다. 그런 다음 손으로 평평하게 만듭니다.

밀대도 필요 없이 손으로 그냥 하면 됩니다. 그것을 납작하게 펴서 불 위에 올리고 숲에서 땔감을 가져와 익힙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그것을 뒤집으면 끝입니다. 위에 땅콩버터를 바르면 세상을 다 얻은 듯 아주 맛있습니다. 물은 샘물이나 갠지스 강물을 마시면 되죠. 아무 문제없습니다.

나는 그렇게 수개월 동안을 살았습니다. 이따금 고지에 있을 때는 생식만 했습니다. 거기서는 요리를 할 수 없습니다. 할 수도 있지만, 2cm의 물을 끓이는 데 반나절이 걸립니다. 나는 “잊어버리자. 그냥 차가운 대로 마시자.”고 했습니다. 화력이 센 가스가 없으면 양배추도 익지 않습니다. 할 수 없이 땔감을 해 와야 하는데, 대개는 눈 때문에 축축이 젖은 상태지요.

히말라야 산맥은 언제나 눈으로 덮여 있습니다. 여름까지도 눈이 있습니다. 다소 적을 뿐이지요. 군인들이 산 사이에 길을 뚫어 놓아서 얼음산을 지나갈 수는 있지만 얼음은 언제나 있습니다. 여름에도 있지요. 그곳에는 두 계절, 눈이 내리는 계절과 눈이 내리지 않는 계절뿐입니다.

성지 순례자들은 보통 눈이 내리지 않는 계절에 순례하는데, 그곳에 너무 오래 있게 되면 눈에 갇혀서 다음해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때까지 살아 있다면 말이지요. 그때는 눈이든 뭐든 마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괜찮았습니다! (시도하지는 마십시오!)

겨울이라도 히말라야에서는 약초나 야생 식물을 뽑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생김새는 좀 다르지만 시금치와 비슷한 맛이 납니다. 줄기가 푸르지 않고 좀 불그스레할 뿐이지 맛은 똑같습니다.

거기에 가서 아무것이나 먹는 건 어리석은 짓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식물을 먹을 수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칭하이 무상사가 시금치 맛이 나는지 모두 맛보라고 했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알기도 전에 저 세상에 갈 겁니다. 여러분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지 마십시오.

나는 텐트조차 없었습니다. 히말라야에서 텐트 없이 생활하는 게 상상이 됩니까? 하지만 지붕이나 이른바 ‘집’을 발견할 때도 있는데, 그곳의 집은 이곳에 있는 집과는 다분히 다릅니다.

그런 집에서는 지붕이나 벽을 통해서 별을 볼 수 있고, 바람은 아주 자유롭게 낮이나 밤이나 언제든 불어오며, 눈도 들이닥칩니다. 아주 너그럽지요. 바닥은 푹 젖어 있습니다. 시멘트가 발라져 있지 않으니까요. 히말라야 사람들은 나무를 대충 엮어 간단한 헛간 같은 집을 짓습니다. 편의 시설이나 침대도 없이 그냥 바닥에 누워 잡니다.

나는 머리를 써서 아주 얇은 매트리스를 사용했습니다. 그건 여러분의 것보다 더 얇습니다. 이런 종류가 아니라 비닐처럼 얇은 것이었지요. 한쪽은 금박이고 다른 쪽은 은박입니다. 여러분도 그것을 쓸 수 있습니다. 그것을 접으면 겨우 화장지 조각처럼 아주 얇아집니다.

나는 많은 물건을 가지고 갈 수 없었습니다. 내 몸만 끌고 가기도 힘들었으니까요! 높이 오를수록 더 무거워집니다. 짐은 똑같은데 더 무거워지죠. 눈이 신발 속으로 스며들어 발이 퉁퉁 불게 됩니다.

눈은 어떻게든 어떤 신발에든 스며들어 와 발을 젖게 만듭니다. 발이 물에 젖은 빵처럼 두 배로 커지지요. 그러니 히말라야에 가거든 많은 짐을 가져가지 마십시오. 이런 식으로 나는 여러 달 동안 이곳저곳을 다녔습니다. 나 역시 살아남았지요.

말해 줄 게 있는데,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살아갈 수 있어요. 우리의 영혼은 강하고, 숭고한 목적과 높은 이상이 있으며, 그 이상만 바라본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잊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티베트의 비행술사들처럼 말입니다.

거기에는 비행기가 없습니다. 그들은 공중을 날아 여행하는데, 오직 지평선의 어느 지점이나 몇몇 별들에다 시선을 고정시킵니다. 그런 다음 거기에만 집중합니다. 그때는 그들에게 말을 걸어도 듣지 못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모르지요. 설령 상처를 입어도, 때로는 나뭇가지에 부딪히거나 타박상을 입는다 해도 모릅니다. 멍한 상태에서 깨어난 후에야 그들의 여행은 비로소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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