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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길목에서

‘최고의 주방’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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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동안 내 요리 솜씨는 별로였다. 운좋게도, 직장에 나가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아이들은 친정 엄마가 돌봐 주셨다) 나는 이 점 때문에 곤란을 겪지 않았다. 결혼한 후에 나는 유능한 아내이자 어머니가 되기를 대단히 소망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한 것이었다. 우리 고용인들은 이렇게 불평했다. “사모님이 만든 음식은 꿀꿀이죽이야!” 그리고 남편은 친구들에게 “자네들이 회(날음식)를 먹고 싶다면 우리집에 오게나!”라고 말했다. 배우기를 꺼려한 것은 아니다. 난 단지 할 수 없을 따름이었다.

요리 기술은 배우기가 쉽지 않다. 나는 요리책도 여러 권 샀다. 그러나 그 책들은 너무 복잡해서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틈나는 대로 온종일 요리책을 들고 씨름을 했지만 한 가지 요리도 제대로 식탁에 오르는 일이 드물었다. 남편은 내 형편없는 요리 솜씨를 이해했기에 우리는 늘 외식을 했다. 포모사에서는 밖에서 맛있는 채식 음식을 얼마든지 사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입문한 후에도 별 걱정이 없었다. 그래서 포모사에서 가사일을 돌보는 동안은 아무 문제도 없었다.

그후 신의 안배로 우리는 코스타리카로 이민을 왔다. 처음으로 나 혼자 두 아이를 돌봐야만 했다. 나는 밥하러 주방에 들어설 때마다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아이들은 채식 케이크를 해달라고 졸랐지만 나는 어떻게 만드는지를 몰랐다. 사실 나는 일상적인 중국 음식이나 특별 요리나 그밖의 어떤 것이든 만들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나는 가족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돌보는 데 있어 요리 잘하는 아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으며 자신을 매우 부끄럽게 여겼다. 나는 내가 잘하지 못한다면 안 좋은 결과들이 초래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특히나 먼 곳에서 친구들이 방문했을 때에는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다. 포모사에 있을 때는 늘 그들을 식당으로 데리고 나갔으므로 손쉽고 근사하게 대접할 수 있었는데 코스타리카에서는 내 무능함이 완전히 들통나고 말았다.

그때, ‘최고의 주방’ 제1권이 때마침 선을 보였다. 그 책은 나에게 풍부한 영감을 제공해 주며 크나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 이 책의 책장을 넘겼을 때 나는 아주 세심하고 자상한 마음으로 이 책을 만든 것에 대단한 감동을 받았다. 요리법이 아주 쉽고 간편하게 기술되어 있었고, 가정 요리나 특별식, 외국 요리나 후식과 음료 등 모든 종류의 요리법이 다 소개되어 있었다. 정말로 모든 게 다 들어 있었다. 게다가 식탁을 차리는 솜씨도 품위 있고 완벽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가장 놀라웠던 것은 어떤 요리든 100%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점이 내가 이전에 다른 요리책을 보았을 때와 완전히 다른 점이다) 또한 특별한 재질의 종이로 만들어져서 잘 더럽혀지거나 젖지도 않는다. 이는 명백히 주부들이 일하는 환경을 고려한 것이다. 이 책은 우리 가족에게 새 삶을 주었기에 나는 이 책을 너무너무 사랑하게 되었다.

한번은 아이들의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드디어 이렇게 말했다. “전에는 엄마가 만든 음식을 먹는 게 모험이었는데 이제는 그렇지가 않아요!” 그 아이들도 이 맛있는 음식이 ‘최고의 주방’의 은총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도 위장을 구원해 주신 스승님께 대단히 감사하였다. 외국에서는 맛있는 채식 요리를 먹는다는 게 늘 수월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최고급 특별 요리를 집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모든 방면에서 우리를 돌봐 주시는 스승님께 마음속 깊이 감사드린다. 스승님의 요리책은 나의 지혜를 계발시키고 내가 유능한 엄마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 이제는 친구들이 온다 해도 겁나지 않는다!

-뉴스잡지 83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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