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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길목에서

결혼 생활로 수행을 키워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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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이상에 따르면, 수행의 목표는 우선 자신을 닦고(修身), 가정을 다독거리고(齊家), 나라를 다스리고(治國), 최후에 천하를 평정하는 것(平天下)이라고 한다. 가족은 전생에 서로 강한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개인의 수행을 키우는 자연스런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깨달음을 목표로 하고 수행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는 가족들 간의 사랑은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사랑은 개인의 좁고 이기적인 마음을 깨는데 도움을 준다. 나는 항상 가족이란 자기애(自己愛)를 확장시키는 문이며, 일은 개인의 안락을 넘어 지혜를 키워나가는 문이라고 생각해 왔다.

사랑과 지혜는 수행의 가장 큰 목표다. 이런 점에 볼 때, 나는 참 복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내 아내는 학업과 직업에서 모두 성공했으며 또한 헌신적인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배우고 아내는 내 이기심의 껍질을 깨도록 돕는다.

12년 전 대학시절에 만나 연애할 때, 아내는 무신론자였고 나는 주문과 기도를 통해 헌신을 하는 박티 요가를 수행하고 있었다. 몇 년 후엔 칭하이 스승님을 따라 관음법문을 수행하기 시작했는데, 그 동안 나는 아내의 눈에 별나게 보이지 않도록 부적절한 격식을 버리고 영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7년 정도 지나자 채식을 시작한 아내는 마침내 1999년에는 입문을 했다.

우리가 동수가 된 이후에도 어떤 극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이전과 똑같이 서로 사랑하고 때로는 다투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 사이에는 더 많은 지혜가 조용히 스며들어 이따금씩 스승님과 인생, 꿈, 우리들 사이에 일어난 일들에게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이제 가족사랑은 우리 두 사람이 깨달음을 추구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정말 아내를 아끼려면, 더 많은 지혜와 사랑을 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만일 지혜를 얻지 못한다면 아내를 잘못된 길로 빠뜨려 고립된 삶을 살게 할 것이고, 내게 사랑이 없으면 나의 불완전한 성품으로 아내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그러므로 가족과의 관계는 나의 수행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또한 수행이 가족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다.

공자는 말하길, “군자는 화목하되 부화뇌동하지 아니하며, 소인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화목하지 못하다(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고 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수행과 채식을 하건 상관없이 그들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스승님을 단번에 받아들이라고 강요하지 말고, 사랑과 지혜로써 대하며 때가 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그것이 그들이 스승님을 받아들이고 영원한 해탈을 얻도록 인도하는 가장 좋은 길인 것이다.

- 뉴스잡지 131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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