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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세상

대형 강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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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에 스승님을 따라 세계 순회강연 길에 올랐을 때, 우리가 겪게 될 믿지 못할 난관들을 미리 알았더라면 우리는 그냥 주저앉고 말았을 것이다. 나는 그 여행에 동행했던 동수들에게 정말로 크나큰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해낼 수 있는 한계 이상으로 많은 일들을 해냈고 참기 어려운 일도 잘 견뎌 냈다.

스승님은 한국에서 두 차례의 대 강연을 기획하셨다. 그래서 두 개의 대형 강연장이 준비되었는데, 특히 부산 강연은 4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체육관에서 열렸다. 돔 형태로 된 천장은 10층도 넘는 높이였으며, 원형 경기장 안은 중앙을 바라보며 좌석이 둥글게 배치되어 있었다. 어느 쪽이 무대 방향인지 분명치도 않았고, 연단이나 무대 배경도 전혀 없었다. 그래서 목공 일을 하는 동수가 연단을 만들어야 했다. 더군다나 한국말을 몰라 손짓으로 한국 동수들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무대 배경은 천장에 매달아 설치해야 했다. 천장까지 닿는 길고 좁다란 철제 계단이 사용되었는데, 그것은 마치 천장으로 가는 계단이라기보다는 구름 속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같았다. 건축 담당 동수가 이 일을 자원했다. “나는 모형을 짓기 위해 10층도 넘는 곳을 올라 다니곤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 그 일은 무량광 속에서 벌어지는 곡예였다. 그 동수가 꼭대기에서 목청껏 노래 부르는 소리는 들을 수 있었지만 그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그 사형은 지상에서 높이 떨어져 있는 좁다란 층계에서 몇 시간 동안이나 연속해서 작업을 해야 했기에, 고소 공포증을 극복하려고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신에게서 오는 것처럼 하나씩 둘씩 밧줄이 내려왔다. 계획한 대로 밧줄이 다 준비되자 일이 거의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무대 배경의 중량 때문에 그것을 지탱하고 있던 밧줄이 여러 번 끊어졌다. 그래서 몇 번을 시도한 끝에야 간신히 성공할 수 있었다. 다른 동수가 자원해서 도우려 했으나 계단을 중간쯤 오르더니 공포심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냥 내려왔다.

강연이 열린 날, 홀은 구도자들로 가득했다. 무대의 배경이 웅장하게 보였다. 스승님은 무대 장치가 한국 스타일로 단순하면서도 창조적으로 설계되었다고 칭찬하셨다. 설사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무대 장치가 극도로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스승님이 작업 팀에게 보상을 주시는 뜻에서 일부러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연이 있은 다음 500명도 넘는 사람들이 입문을 했다. 힘들고 고된 작업이 기쁨으로 바뀌면서 내가 강연 여행에 참가해서 이 일을 완수할 수 있었던 것이 영광스럽게 여겨졌다. 그때 함께 일을 했던 동수들과 그때의 일들을 회상하면 우리 모두가 감사함으로 벅차오른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위대한 것이 아닐까 한다.

- 뉴스잡지 99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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