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아름다운 자비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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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입문하고 얼마 안 있어 나는 히로시마의 이투쿠시마 진자를 방문했다. 그곳에 관음보살을 모시는 대법당이 있었는데,
때마침 법당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법당에 앉아서 관광을 했다. 그때 나는 문득 무한한 자비를 지닌 커다란 눈을 보았다.
그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관음보살상이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 놀라웠으나 다른 한편으로 궁금하게 여겨져서 재빨리 눈을
떠보았으나 법당에 모셔져 있는 관음보살상에는 눈물이 없었다.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관음보살이 고통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은 불쌍한 양을 가엾게 여겨 눈물을 흘린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나는 반은 삼매에 들고 반은 잠이 든 상태에서 크고 아름다운 그 눈을 다시 보았다. 세상에 그토록 매혹적인
눈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매우 감동적이었다. 그런 다음 눈은 사라지고 대신에 별들이 총총하게 빛나는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은하수가 나타났다. 성단으로 이루어진 대우주의 장관이었다. 이 웅장한 비전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 이러한
체험은 처음이었다. 넘치는 기쁨과 흥분으로 나는 소리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스승님의 눈이야! 스승님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