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부처가 이 땅에 있으니 보리수는 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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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이 아직 어리던 시절, 우리 집 근처에 연못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연못가에는 시멘트로 친 담장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담장에서 보리수나무 한 그루가 자라나 크고 우람하게 우거졌습니다. 흙 한 줌 없는 시멘트 담에서 나무가 자라난 것이, 더구나 근처에 종자를 뿌릴 만한 다른 보리수나무가 전혀 없었음에도 참 신기한 일이라고 사람들은 말하곤 했어요.
어느 폭풍우가 심하게 치던 날, 그 나무가 통째로 쓰러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새 보리수나무가 다시 자라나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훗날 그 연못은 다른 사람에게 임대되었고, 그 나무는 그때 베어졌습니다. 또 우리가 맏딸 집으로 이사를 했었는데, 이상하게도 보리수나무가 마당 이곳저곳에서 상당히 많이 싹터 올라오고 있었어요.
우리는 이 기적 같은 현상이 안치해 둔 많은 불상들과 성구(聖具)들 때문이겠거니 여겼는데, 나중에야 그것이 가족 중에서 ‘생불(生佛)’이 나올 상서로운 징조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